휴먼일렉트로닉 그룹 Club505의 첫번째 정규앨범 'Club505'
Folk + R&B + Disco = Human Electronic?
‘시메트리’로 활동하던 보컬리스트 가은과 태윤, 그리고 프로듀서 J, 세 명의 멤버가 클럽505 (Club505)로 이름을 바꾸고 동명 타이틀의 정규 1집을 들고 찾아 왔다.
포크와 R&B가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함께 녹아 있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지만 유재하의 영향을 받은 섬세한 포크 음악을 준비하던 태윤, 아레사 프랭클린처럼 파워풀한 R&B 스타일의 여성보컬 가은이 프로듀서 J의 손길 아래 이질감 없이 녹아 든 것은 이들이 결성 후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음악적인 대화와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7-80년대 디스코와 펑크를 좋아하는 J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다른 성향의 두 남녀 보컬을 하나의 음악으로 묶는 다리 역할을 해주었다. 그래서 탄생한 클럽505의 음악은 보컬 중심의 일렉트로닉이라는 이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해주었다.
인간적인 목소리를 지닌 일렉트로닉 음악이 탄생한 공간으로서의 팀 이름의 의미도 이렇게 부여된 것이다.
‘휴먼일렉트로닉 그룹’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로 자신들을 정의하는 배경에는 이들 음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컬리스트들이 있다. 최근에는 오토튠 (Auto-Tune) 같은 최신 기술을 사용해 목소리에도 변형을 가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은 원래 목소리가 가진 숨결을 최대한 유지하여 눈을 감고 조용히 감상하기에도 충분히 좋은 곡을 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렇듯 보컬에 있어서는 고집을 가지고 있지만,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J가 가진 유쾌한 디스코적인 색채로 인해 클럽505는 그 이름만큼이나 신나는 클럽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라이브 무대와 댄스 클럽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그룹
일렉트로닉 그룹이지만 이들의 장점 중 하나는 라이브 무대에 있다. 클럽505는 기타와 키보드 그리고 보컬로 이루어진 단촐한 어쿠스틱셋 에서부터 풀 밴드까지 다양한 라이브를 소화할 수 있다. 이는 오랜 시간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한 J와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보컬트레이너로 활동한 가은의 탄탄한 보컬,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랫동안 키보드를 연주하고 노래해온 태윤의 이력을 통해서 짐작해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어쿠스틱 악기들로 섬세하게 노래 부르다가 곧바로 DJ세트와 역동적인 율동이 가미된 댄스 플로어 공연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갖춘 팀이 바로 클럽505이다.
타이틀곡인 ‘Hot Tonight’ 이 뜨거운 클럽의 열기 속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면 5번 트랙 ‘You And I’ 는 어두운 조명의 분위기 좋은 라이브 클럽에서 눈을 감고 연주에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클럽505는 ‘스위트피 (델리스파이스 김민규)’와 ‘소규모아카시아밴드’가 함께하는 ‘어쿠스틱 버디’ 라는 라이브 기획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한편으로 꾸준하게 댄스클럽에서의 공연도 이어간다고 하니 이들의 음악과 공연에 대한 열정과 욕심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활동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클럽505 음악 자체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뮤직비디오 ‘Hot Tonight’
일상에 찌든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뮤직비디오는 세 명의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활이지만 이들은 음악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그들의 꿈을 이뤄줄 장소인 클럽505에 모여 공연을 한다. 이 비디오에서 재미있는 것은 화면에 등장하는 집이 모두 멤버들이 실제 거주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카메라가 있지만 이들은 항상 그렇듯이 양치질을 하고, 커피를 내리고 운전을 한다. 지하철로 걸어가며 이어폰에 들리는 노래를 따라 불러보기도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래왔듯 시간이 날 때마다 악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실제 뮤직비디오 스토리와 같은 삶을 살아온 멤버들은 영상에 사실성과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했고, 카메라를 정말 그들의 공간으로 끌고 들어왔다.
공사중인 술집을 빌려 직접 제작한 네온사인을 달고, 관객들을 불러와 공연 형식으로 진행된 촬영 또한 흥미롭다. 이들은 뮤직비디오를 위해 립싱크하며 억지로 입을 맞추지 않고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다. 억지로 과장해서 표정을 짓거나 동작을 취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라이브 장면이 영상에 잡혀 이들의 진정성이 화면을 통해 전해져 온다.
신예 장진석 감독은 6대의 DSLR 카메라를 이용해 멤버들의 일상을 맴돌며 끈질기게 영상을 담고, 공연장의 생생한 표정을 잡기 위해 현장에서 5번이 넘는 라이브 공연을 주문했다. 다른 곡까지 합치면 거의 1시간여의 공연을 한 셈이다. 이런 노력 끝에 그림을 위해 과장하는 여타 화려한 뮤직비디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사실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좋은 곡 그리고 신나는 파티음악
데뷔 후 4년 만에 내놓는 이들의 첫 번째 정규음반은 꾸준하게 발매했던 디지털 싱글들과 함께 새로 작업한 신곡과 리믹스 트랙들이 함께 묶여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