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싱즈는 노래하는 '아가'와 피아노치는 '희준'으로 구성된 밴드입니다. 무엇하나 공통점이 없는 이 둘이 만나서 한팀을 이루고 티격태격하며 보낸 시간이 어느덧 2년. 그 시간동안 음악이란 같은 소원을 공유한 결과가 아가싱즈 1집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니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네요.
한가지 장르에 국한되긴 싫었기에 이것 저것 하고 싶은 음악들을 표현해봤어요.그럼에도 미디 음색을 배재한 자연스런 악기 소리들로 채워지고, 아가라는 한명의 보이스와 희준의 jazzy한 피아노 연주가 모든 곡에 스며들어 '아가싱즈'만의 색깔을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 음악을 하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그 질문의 답, 그 첫마디 정도를 이 앨범에서 표현했단 생각이 듭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기분이 많이 설레이네요. 느리게 가도 좋으니 멈추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앨범 발매를 앞둔, 아가싱즈의 '아가'.
1. 처음
모든 곡의 작업을 다 끝내고 앨범 전체의 색깔을 한 곡으로 표현하고 싶어 만든 소품. 'This is my song'이라는 아카펠라로 시작해, 하고 싶은 얘기들을 단어들의 나열로 읊조리다 켜켜이 쌓이는 화려한 화음들로 마무리합니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말들과 음계들은 이 정도에서 다 표현되는 건 아닐까요.
2. For my daddy
아빠의 쾌유를 바라는 아가의 간절한 바람으로 만들어진 곡. 그래서 애착이 남다릅니다. 아빠가 좋아했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그 영화의 주제곡인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에서 모티브를 따와 누구나 듣기에 친숙할꺼에요. 이 세상의 모든 아픈 아빠들에게 힘이 될수 있는 에너지를 가득 담았어서 듣기만해도 좋은 효과(?)를 볼꺼라 확신합니다.
3. beautiful life
울고 웃어도, 그것의 영원한 반복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인생은 아름답다.'가 이번 앨범의 주제입니다. 즐거움을 표현하는데 가장 어울릴 스윙 리듬, 우리 귀에 익숙한 'bye bye blackbird'의 신나는 관악기 연주로 시작하는 이곡을 들으면 누구라도 어깨가 들썩여질꺼에요. 연애세포가 잠시 쉬고 있는 아가가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사랑에 빠지는 가사를 쓰느라고 힘들었다는 후문는 비밀이에요.
4. 없다
처음 대략의 작사,작곡이 끝나고 나서 바로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곡. 몇번의 사랑, 그 끝에 결국 남는건 '없다'라는 경험의 결론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1절은 투박한 피아노와 담담한 목소리, 단조로운 관악기 화음으로 이루어지고 2절로 갈수록 더해지는 악기소리와 조금은 격앙되는 발성이 결국 3절에선 전자 기타까지 더해져 모든 것을 토해내고 사라지는 극한의 슬픔을 표현합니다.
5. 왜
지난 가을,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해서 좋은 반응을 얻은 곡이에요. 사랑과 이별의 중간에 서 있는 수많은 연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가사와 단순하지만 묵직하게 가슴에 남는 멜로디는 무한 재생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특별히 NY물고기 오라버니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신의 한수'.
6.맛있는 기억
'참 맛있는 기억,지나면 추억'이라는 가사의 반복에서 느껴지듯 인생은 때론 달콤하기도, 씁쓸하기도 하다는 메세지를 삶에 대한 철학으로 풀어내고 싶어 쓴 곡이에요. 가벼운 셔플 리듬에 몸을 맡기고 어깨를 좀 들썩이다보면 걱정,근심이 사라지며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인생 뭐 있어?'
7. 날
희준이와 제일 먼저 썼던 우리의 처녀작. 나이가 들면서 사랑,이별에 대한 관심보다 '삶'에 대한 고찰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물론 아직 어린 희준군은 아니겠지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건지 고민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리셋'이었어요. 머릿속이,인생의 방향이 꼬인것 같다면 비우고 다시 시작해보기. 물론 그게 제일 어렵지만.
8. I'm sorry my dream
아가싱즈를 시작하기 전 몇년동안, 음악을 놓고 살았어요.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나의 귓가에 어느날 '꿈'의 흐느낌이 들렸습니다. '나를 잊지마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꿈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그 때의 마음을 담은 노래에요. 다시는 놓치지 않을꺼에요. 내 꿈을. 이 마음을.
9. 안녕
지나간 그 사람이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담담하더군요. 우리가 한건 뭐였을까,사랑이긴 한걸까,나를 기억하긴 할까 등등 소용없는 생각을 늘어놓다가 그래도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만든 곡입니다. 다 괜찮아요. 내가 더 행복해질꺼니까.
10. 여행의 발견
인생의 반은 음악, 반은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돌아다니는 편입니다. 여행은 내가 내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이보다 더 좋은건 없지 않나요? 어렵게 생각하지말고 지금이라도 훌쩍 베낭 하나 메고 가까운 곳이라도 떠나면 바로 그게 여행이죠. 아, 또 몸이 근질거리네요. 떠나고 싶어라.
11. 어떡할래
2010년에 발표했던 아가의 싱글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절친 전승우 오라버니께서 작곡하시고 제가 가사를 붙였어요. 요즘 말로 하면 '썸'을 타는 남자에게 어떡할꺼냐, 사귈꺼냐 말꺼냐 다그치는 내용입니다. 제 성격을 그대로 나타낸 가사 '어떡할래'란 부분이 한번만 들어도 흥얼거려지는 중독성이 있어요.
12. 구애
어떡할래와 함께 발표했던 곡으로 역시 전승우 작곡,아가 작사의 조합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구애를 하는 편이라, 그런 상황을 그린 가사인데 '왜 그랬겠어?내가 미쳤어?이제는 정말로 됐어.아님 말겠어.'등의 거침없는 표현을 쓰던 5년 전의 내 성격이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휴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