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 세 번째.
아픔을 내려놓는 `좋은 계절`
음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겨우내 아껴두었던 음원들을 앞 다퉈 발매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봄이다. 따스한 봄바람이 살랑이면 감성의 용량이 커진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고, 누군가는 용서하고, 또 누군가는 상처를 지운다.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새로운 것들을 채울 수 있는 봄은 무척 `좋은 계절`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수상한 커튼'은 2015년의 시작과 동시에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계절`, `그 시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한 해의 흐름에 맞춰 전하는 프로젝트로 '수상한 커튼'이 느끼는 시의적인 심상이 프로젝트의 중심에 놓인다. 3월의 끝에 내놓은 그 세 번째 결과물은 "좋은 계절". '수상한 커튼'은 이 곡을 통해 봄바람에 부유하는 싱숭생숭한 기분을 표현했다. 텅 빈 허공에 바람만의 힘으로 부유하고 이끌리는 가볍고 들뜬 마음... '수상한 커튼'은 이러한 심상을 표현하기 위해 밴드 편성이었던 묵직한 발라드에서 많은 것들을 덜어냈다.
건반과 베이스만으로 전개되는 단출한 편성을 선택했고, 그 결과 본인의 목소리는 어느 곡보다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소리의 여백위에 건반이 바람이 되어 그려 나가는 느린 감성이 마음을 움직인다. 가사는 이렇게 전개된다. "따뜻한 바람 조금씩 내 마음을 두드려... 비로소 아픈 가슴을 좋은 계절에 내려놓네." 떠난 사랑에 울며 아파했던 마음을 정리하는 가사로 `좋은 계절에 내려놓다.`라는 시적 표현이 돋보인다. 계절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추억의 큰 자리를 차지한다. 계절의 심상이 마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좋은 계절"을 노래하는 '수상한 커튼'의 감성이 추억을 끄집어낸다.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