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커튼' 싱글 [그녀에게]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 "그녀에게"로 시작하는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싱어송라이터 '수상한 커튼'이 의기 충만한 프로젝트로 2015년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명은 `수상한 커튼의 일 년`. '그 계절', '그 시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음악으로 더욱 다채롭게 전하고 소통하겠다는 바람이 담긴 프로젝트로 청자의 피드백을 통해 다음 작품을 만들어 가는 인터랙티브한 작업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청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그녀와 청자들의 심상은 일기처럼 `수상한 커튼의 일 년` 안에 쌓이게 된다. 자신만의 음악 색을 보여줘 왔던 '수상한 커튼'이 시의적인 심상, 청자와의 소통, 다른 창작자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어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되며, 한 해 동안 선보인 곡들을 모아 선보일 `수상한 커튼의 일 년` 앨범 역시 기대된다.
상상 속에 담긴 사랑의 공허함. 공허함 속에 담긴 현실 속 위로.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는 1월 26일 발매되는 "그녀에게"부터 시작된다. `그녀에게 (Hable Con Ella, 2002년 스페인)`라는 동명 타이틀의 영화, 그리고 최근 개봉작인 `그녀 (Her, 2013년 미국)`의 내용을 음악으로 풀어낸 곡이다.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향해 일방향의 사랑을 유지해 나가는 `그녀에게`, 심지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운영체제에게 사랑을 느끼는 `그녀`. 두 편의 영화 속 심상을 가사로 옮겼다. '초라해 보여도 거울 속 나에게 가끔은 혼잣말... 상상 속에만 널 두기엔 내 맘이 아프잖아. 내 곁에 서서 나를 안아줘.'라는 가사를 통해 실존하지 않는 대상과의 사랑을 표현했으며, 멜로디 악기가 없는 드럼비트로만 곡을 시작하며 그 사랑의 공허함을 사운드에 녹였다. 공허한 심상의 전달... 하지만 '끝'에서 새로운 '시작'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수상한 커튼'식 '고독의 반전'은 여전하다.
곡의 중간에 들어간 '너와 나 함께 숨 쉬는 이곳에서 나의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라는 가사는 가상의 존재를 '함께 숨 쉬고 있는' 실존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쓸쓸하고 공허한 감성으로 노래하지만 결국 한 가득 풍성한 감성을 담아내는 특유의 매력이 잘 표현되었다. 이런 생각도 가능할 것 같다. 거울을 보며 혼잣말로 시작하는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 그녀의 혼잣말이 청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실존하는 공존의 공간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는 생각. 공허할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일방향의 사랑을 전하고, 함께 숨쉬기 위해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수상한 커튼'. 마음이 그리는 심상이 진정한 실체일 지도 모를 일이다.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