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재즈사를 논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두 거장 '토니 베넷'과 '데이브 브루벡'이 함께한 1962년도 백악관 실황의 사상 첫 공식 릴리즈 [The White House Sessions, Live 1962]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이끄는 Take Five, Nomad, 토니 베넷이 선사하는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Rags To Riches 그리고 데이브 브루벡의 경쾌한 피아노와 토니 베넷의 섬세한 표현력이 완벽하게 포용해낸 불멸의 라이브 There Will Never Be Another You, That Old Black Magic
마치 한 여름 밤의 꿈 같은 아름답고 놀라운 라이브 실황!
미국 엔터테인먼트사에 기리 남을 역사적인 이벤트!!
재즈, 더 나아가서는 미국 뮤직 비즈니스사에서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인 토니 베넷(Tony Bennett: 1926-), 그리고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 1920-2012)이 무려 백악관 앞마당에서 공동 출연했던 사건이 있었다. 1962년 8월 28일, 워싱턴 기념탑에서 열렸던 라이브 실황은 50년 남짓의 세월을 거쳐 비로소 지금 우리 앞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 귀중한 자료는 사료적 가치도 있었지만 생생했던 시기의 놀라운 연주와 노래 또한 담고 있어 일단은 충분히 쉽게 듣고 즐길 수 있을만한 음원 이었다. 여전히 현역인 토니 베넷, 그리고 사망하기 직전까지 90세 이상의 나이에도 꾸준히 공연활동을 이어갔던 데이브 브루벡이라는 이 성실한 거장들의 가장 화려했던 나날들을 우리는 바로 이 한 장에서 추적해볼 수 있었다.
이제서야 두 재즈 명인이 펼쳐낸 이 역사적인 이벤트의 기록이 처음으로 정식 공개된다. 공연이 진행된 1962년이라 하면 일단 이 두 아티스트들에게 있어 무척 중요한 한 해였다. 토니 베넷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성공했던 싱글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2월에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급부상해나가던 해였고, 데이브 브루벡 역시 [Dave Digs Disney], [Jazz Impressions of Eurasia], [Bossa Nova U.S.A.] 등의 베스트 셀러,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사를 바꿔낸 걸작 [Time Out]을 발표했던 시기에 해당한다. 당시 토니 베넷은 36세, 데이브 브루벡은 42세였다.
본 실황앨범은 세 가지 챕터로 나뉜다.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는 데이브 브루벡 쿼텟의 연주로 알토 색스폰에 폴 데스몬드, 베이스에 유진 라이트, 그리고 드럼에 조 모렐로(Joe Morello)의 멤버구성으로 진행된다. 7번부터 13번까지는 토니 베넷의 공연으로 랄프 샤론(Ralph Sharon)이 피아노를, 할 게이로드(Hal Gaylord)가 베이스를, 그리고 빌리 엑스너(Billy Exner)가 드럼을 연주한다. 그리고 14번부터 17번까지가 토니 베넷이 데이브 브루벡 트리오의 반주에 노래하는 곡들을 담았는데 트리오 편성인지라 폴 데스몬드는 빠져있다. 최고의 시기에 레코딩 된 실황인 만큼 훌륭한 기량과 기개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유의 생생한 라이브 톤과 스테레오 믹스 또한 앨범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내는 효과를 준다. 본 라이브 앨범의 레코딩/프로듀스는 데이브 브루벡의 작품들은 물론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Kind Of Blue], 그리고 [Bitches Brew] 등을 프로듀스한 명인 테오 마세로(Teo Macero)가 담당했다.
시대를 호령했던 마스터들의 오래된 만남이 반세기 이상 지난 현재의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이 소리들은 여전히 신선한데 여름의 끝 자락을 감지케 하는 묘한 야외의 공기감 같은 것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아름답고 놀라운 라이브 실황만큼이나 부클릿 사진들도 왠지 애틋하다. 특히나 마지막 페이지에 배치된 워싱턴 기념탑을 앞에 두고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이브 브루벡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가슴저리다. 이 공연이 누군가에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한 여름밤의 꿈이었을는지도 모르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