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One fine day’로 출사표를 던진 10miles가 첫 EP “늙은이의 방” 을 들고 나타났다.
대중적이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대중들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모토로 하는 모던락 밴드 텐마일즈의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단 한 단어는 ‘상실’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상실에 순응하기도, 저항하기도 하며 생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수록된 곡들에서 얻는 느낌은 독특함이나 신선함은 아니다. 하지만 텐마일즈는 이런 음악들이 여전히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고 긴 생명력을 가지고 대중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한다.
헤어지던 날의 눈부신 햇살과 하얀 구름을 역설적인 매개체로 노래한 ‘One fine day’를 시작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인 과거를 추억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치매 노인의 이야기 [늙은이의 방],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 속에서 사랑과 이별에 지친 사람들의 쓸쓸한 감성을 표현한 곡 ‘사랑도하고’, 꿈에서 깬 순간 시작되는 ‘악몽’, 한 때 뜨겁게 사랑했지만 어느 순간 차갑게 식어버린 연인과 그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하고 나약했던 자신의 아픈 사랑에 대한 노래 ‘뒤돌아선 너에게’까지 일관되게 삶의 여러 순간들 속 상실감을 진정성을 가지고 노래하고 있다.
여름의 끝자락, 10miles의 앨범을 들으며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혹시나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그때의,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떠한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