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에 발매된 EP 앨범 [흑백] 이후 오랜만에 발표된 싱글 [Idealistic Real]은 좀 더 감성적이고 다양해진 소리들로, 그리고 자신만의 멜로디와 언어로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게 손 내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다수의 거리 공연과 클럽 공연을 통해 접한 경험이 있었던 이 곡은 이번 스튜디오 녹음을 통해 비로소 딱 맞는 옷을 입게 됩니다. 터벅터벅 걸어 나가는 느낌이 인상적인 인트로와, 삶에 대한 담담한 가사를 다채롭고 구체적으로 풀어 가는 밴드 사운드는 이 곡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자 제이벨(J BEL)만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불안하고 답답하며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힘들어 하는, 우리들에게 이 곡은 힘차게 응원하거나 혹은 싸우자고 이끌지 않습니다. 다만, 옆에서 공감하며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그가 함께 하고 있을 뿐이죠. 여러모로 차가워진 이 겨울. 제대로 된 '제이벨'(J BEL)의 '웰메이드' 사운드를 맘 속 깊이 따뜻하게 간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줄타기와 줄서기. 많은 사람들이 줄을 타며, 줄을 서고 싶어 한다. 우리가 맞는 선택의 순간들 앞에서 늘 싸우는 두 부분. 곧 이상과 현실에서의 나 자신이다. 제이벨의 두 번째 디지털 싱글 "Idealistic Real"이 귀에 감기는 첫 번째 이유는 그 지점을 에두르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고 있어서다. 멜로디만 듣고 보면 심심할 수 있을 노래지만 이 곡의 백미는 곧 이 곡이 지닌 세월의 부피감에 있다. 12년 전 투박한 사운드로 홍대의 한 클럽을 울렸던 노래가 새롭게 태어났다. 노래는 여전히 심심하다. 그런데 곱씹다 보면 꽤 진한 맛이 난다. 세련된 밴드 사운드와 보다 편해진 창법 때문일까. 2001년부터 자신의 노래를 안고 무던하게 걸어왔던 제이벨이 어느새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레시피(recipe)를 얻었다고 보는 게 좋겠다. 알 수 없는 미래,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하고 있는 이상에 대한 고민에서 어느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숱한 선택을 해 왔고, 또 앞으로도 해야 할 우리들에게 올 겨울 등장한 "Idealistic Real"은 인생의 온기를 유지시키는 적절한 보양식이 될 것이다. - (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