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커피잔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습니까?
캬라멜마끼야또의 달콤한 미소, 에스프레소의 쓸쓸한 뒷모습, 인스턴트 커피의 달리는 시간처럼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으며 그 이야기는 언제나 기억의 작은 잔 속에 담긴 커피처럼 진한 향기로 남는다. 커피의 향기를 담은 투명한 수채화 같은 에이프릴 (April) 앨범이 발매되었다. 그녀만의 음악적 언어와 따뜻한 감성으로 시작되어 셀프 프로듀싱으로 완성된 이번 프로젝트는 2곡으로 구성되어 소소한 일상의 기억과 기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타이틀 곡 '커피주세요'는 떨리는 마음으로 만나 이내 추억으로 남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로 따뜻한 커피가 차갑게 식어도 그 향기는 오래 남는 것처럼 마음에 진한 향기를 남기는 첫사랑의 기억을 에이프릴(April)만의 잔잔한 멜로디와 일기 같은 노랫말로 표현한 곡이다. 채워진 잔보다 빈 잔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기듯 듣는 이와의 교감으로 음악의 빈 잔을 채워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커피주세요'는 화려한 색채로 참여해 온 그녀의 이전 작업과 달리 노랫속에서 악기로 표현되는 음악적 기교를 자제하고 떨리는 목소리와 가사, 듣는 이의 생각의 자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였다. 특히 목소리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피아노, 오르간은 절제하고 비움으로써 소리로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그녀의 마음의 소리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촉촉한 입술의 떨림까지 그대로 전해지는 노래 [한남동에서]는 누구나 마음속에 떠오르는 포근한 나의 동네, 나의 시선이 머무는 거리를 과하지 않게 묘사한 곡으로 늦은 밤 산책을 즐기는 그녀의 실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따뜻한 차 한 잔과 '커피주세요', '한남동에서'를 들으며 마음속 기억의 향기를 함께 더듬어 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