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쏘아올려진 '대한민국 인디 음악'의 새로운 이정표
'우리는 로컬 음악씬을 갖고 있는가?'라는 무거운 질문에 대한 흥겨운 대답
여기, 그 무거운 질문에 대한 흥겨운 대답이 있다. 2009년 결성된 9인조 제주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 바람 그득한 섬, 제주에서 한바탕 신나게 춤추기 좋은 악기 조합이 '트럼본, 트럼펫, 색소폰'등의 혼섹션을 앞세운 스카 밴드 구성이라는 것은 둘째 치자. 사우스카니발이 제주다운 것들을 소재로 섬 특유의 정서를 담은 곡을 스카(SKA) 리듬에 올려 우리를 춤추게 한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읏,챠- 읏,챠- 뒷박에 악센트를 둔 발랄한 리듬 위에 눈물 머금은 멜로디가 스파크를 일으키며 피워내는 ‘슬픈 즐거움’의 이 리듬은 제주와 가장 닮은 카리브해, 자메이카에서 태동되었다. 그리고 이 낯설지 않은 감성의 리듬은 ‘한(恨)’의 정서라는 이름으로 자메이카와 제주도가 갖고 있는 한의 정서와 묘합게 교집합을 이룬다.
사우스카니발은 이 묘한 교집합만을 앞세워 리듬만을 차용한 것이 아닌, 그것을 단단한 토양 삼아 자신들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획득하기에 주력한다. 제주어로만 이뤄진 가사, 제주민요의 현대화, 현재 제주 젊은이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토리를 담아낸 곡의 작업 등, '가장 제주스러운' 것을 향해 음악적 실천을 행하고 있다.
# 2013년 8월 대한민국 대중음악계 정중앙으로의 조준, 사우스카니발의 정규 1집
2013년, EBS의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6월 헬로루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신인 뮤지션 집중 육성 프로젝트 'K-루키즈' 수상 리스트에 모두 이름을 올린 사우스카니발. 심사위원들로부터 '제주에 있는 것 같은 직접적인 느낌을 받았다'는 평을 끌어낸 그들은 제주 안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닌, 제주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밴드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것은, 진실된 음악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듣고 싶어하는 리스너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고 2013년 8월. 공식적으로 그들의 정규 1집이 전국 리스너들에게 선보여진다.
"몬딱 도르라", "와리지말앙", "느영나영", "고라봐야" 등 제주도민이 아니면 바로 해석이 어려운 제목들로 가득찬 사우스카니발의 정규 1집. 100% 제주어로 이뤄진 수록곡들의 가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이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8월 앨범발매에 앞서 수록곡 2곡이 선공개 된다. 타이틀곡 "몬딱도르라"는 '모두 함께 달리자'라는 뜻의 제주어. 서로 견제하기 바쁜 거친 일상의 현대인들에게 어깨동무하며 툭-툭 시름을 털어준다. 2012년 여름 EP 앨범에 수록되어진 곡을 새롭게 연주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되는 제주현지 촬영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를 통해 사우스카니발의 정서를 감상하실 수 있다. "노꼬메오름"은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제주 방언이 아닌 표준어로 가창된 노래다. 제주에는 각기 개성인 다른 수많은 오름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높이가 웅장한 노꼬메 오름을 소재로 가사를 쓴 노래이다. 제주도의 문화예술 기반을 세우는데 앞장서며 오랜 기간, 함께 영글어낸 그들의 음악 발걸음은 이미 제주도를 넘어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가슴에 깊은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이제, 재주가 넘실대는 제주 스카 이야기꾼, '사우스카니발'의 흥겨운 발걸음을 따라 춤을 춰보는 건 어떨까? 아찔한 속도전에 지친 우리네 가슴에 풍요로운 남쪽의 따스한 힘을 가득 채워 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