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열시, 라디오부스에서 만난 윤기타는 유쾌하고 밝은 사람이었다.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농담을 건네다가도 ON-AIR가 켜지면 단숨에 집중하던 그녀는, 내게 친누나처럼 편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유쾌한 줄만 알았던 그녀가 내게 '들어봐'라고 하며 건네주던 음악은 사뭇 달랐다. 마음 깊은 곳의 고민을 음악으로 풀어낸 듯 했다. 항상 그녀의 음악을 듣다 보면 언젠가 꿈꾸던 밤이 그려지곤 했다.
새 싱글 [우산을 잃어버린 꿈]에서 그녀는 누군가를 잃었다. 평범하게 지나치던 꿈에서 그녀는 이제 만날 수 없는 '너'를 기억한다. 꿈에서 잃어버렸던 우산은 여전히 내 옆에 있는데 그대는 없다. 그래서 그녀는 '너'를 잃어버린 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노래한다. 피아노만으로 흐르는 반주는 쓸쓸함을 더해주고, 그녀는 조금 메마른 듯 담담하게 그대를 부른다. 조용히 읊조리는 노랫말이 오히려 듣는 이의 마음을 강하게 흔든다. 그녀의 노래 덕분에 오늘도 난, 언젠가 잊어버렸던 꿈을 다시 기억하게 된다.
- 마포FM 게릴라디오 이건희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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