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키이스(Hugh Keice)' [Benjamin Blue Who Stole The Moon]
여행을 통해 빚어낸 자연과 자연스러움의 사운드 '벤자민 블루'
오는 7월 24일, '영국산 인디' 싱어송라이터 '휴키이스(Hugh Keice)'의 컨셉 EP [Benjamin Blue Who Stole The Moon]이 발매된다.
최근 여행서 '헤이, 런던:뮤지션처럼 런던을 여행하다'를 출간하며 자신의 영국 경험담을 위트 있게 풀어낸 그가 같은 '여행'이라는 테마를 통해 이번 앨범에서는 한층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이질감을 노래한다. 특히 자연을 매개로 자신의 세포 속에 있는 직관에 집중한 결과 '자연'과 '자연스러움'을 메시지와 사운드로 담는 데 주력했다. 발 구르는 소리부터 시작해서 현을 타고 손가락이 미끄러지는 소리, 뛰면서 내는 소리, 박수치는 소리, 숨소리 등 되도록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운드로 앨범을 채색했다. 흥미로운 점은, 개성 강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밴드 포(POE)의 보컬 물렁곈의 코러스 참여이다. 각기 다른 매력의 두 목소리가 만나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그렇다면 '휴키이스'의 대리 자아, 벤자민 블루와 동행한 이번 여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앨범 속에 펼쳐진 풍경은 휴가의 달콤함이나 모험의 박진감보다는 동화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얼핏 낭만적이고 아름답다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내면과 삶을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동시에 직선적이고 날카롭다. 깍두기 모양으로 썰린 나무와 직선으로 배치된 프랑스 식 정원이 아니라 자연이 무작위로 만든 정글의 세계가 펼쳐진다. 어떠한 장면이 튀어나오고 어떠한 메시지가 다가오더라도 벤자민 블루의 손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휴키이스'는 유년시절 독일에서 살면서 유럽을 종횡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런던에 둥지를 틀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타국에서 줄곧 이방인의 삶을 살아왔고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한국에서 이런 이방인으로의 정서를 느끼며 지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휴키이스'는 줄곧 사람들 사이의 장벽에서 느껴지는 낯섦의 정서를 노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행'이라는 테마를 통해 한층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이질감을 노래한다. 특히 자연을 매개로 자신 세포 속에 있는 직관에 집중했다. 그래서 '자연'과 '자연스러움'을 메시지와 사운드로 담는데 주력했다. 발 구르는 소리부터 시작해서 현을 타고 손가락이 미끄러지는 소리, 뛰면서 내는 소리, 박수치는 소리, 숨소리 등 되도록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운드로 앨범을 채색했다.
포(POE)의 물렁곈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Hyper World"에서는 '휴키이스'와 함께 녹음실 안에서 바닥이 꺼져라 뛰고 박수도 여러 각도와 세기로 쳐보았다. 심지어 빨간 손바닥 자국이 남을 정도로 배를 두드리기도 했다. "벤자민 블루(Benjamin Blue)", "Indian Summer"에서는 코러스를 담당해줘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한몫한다.
그렇다면 '휴키이스'의 대리 자아, 벤자민 블루와 동행한 이번 여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앨범 속에 펼쳐진 풍경은 휴가의 달콤함이나 모험의 박진감보다는 동화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얼핏 낭만적이고 아름답다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내면과 삶을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동시에 직선적이고 날카롭다. 깍두기 모양으로 썰린 나무와 직선으로 배치된 프랑스 식 정원이 아니라 자연이 무작위로 만든 정글의 세계가 펼쳐진다. 어떠한 장면이 튀어나오고 어떠한 메시지가 다가오더라도 벤자민 블루의 손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트랙 소개]
- "Hyper World" -
철학자 장 보들레르(Jean Baudrillard)는 가상현실이 현실을 압도하는 '하이퍼 리얼리티(Hyper Reality)'의 개념을 주장했다. 이는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복제의 복제가 원본마저 집어삼키는 세상, 이제 원본이나 본질은 사라지고 복제품과 허상만이 유령처럼 떠돈다. 어쩌면 곧 원본, 복제를 나누는 것조차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끝없이 팽창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사람들은 힘에 부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전자파에 항시 둘러 쌓여 있고, 그 속에서 우리 몸으로 파고드는 정보를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과부하가 걸린 뇌는 사유를 위한 화학작용을 하기엔 너무 지쳤다. 그래서 우린 이전의 인류보다 많은 지식을 보유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퇴화하고 있단 생각을 담았다. 허상이 만들어낸 계율에 따라 생존하기에만 급급한 존재로 전락한 사람들. '아담의 언어'를 되찾기엔 멀어만 보인다.
- "벤자민 블루(Benjamin Blue)" -
벤자민 블루는 자연과 소통하면서 직관, '아담의 언어'를 찾으려고 한다. 그 소통의 연습으로 일단 그림자놀이에 주목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도화지 위에 우린 때론 새가 되고, 토끼나 개가 되기도 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린 같은 뿌리 속에서 태어난 자연의 피조물이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다. 이런 깨달음과 운명은 노래 속에 깊게 각인 시켜놓았다. "We find, we share, then we loose again (우린 뭔가를 발견하고, 나눈 후, 또 다시 잃고야 말겠지)"
- "블랙티(Black Tea)" -
박소유와 함께 불렀던 싱글 "밀크티(Milk Tea)"를 온전히 '휴키이스'만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그래서 달달함을 먼저 앞세운 밀크티보다 차가 갖고 있는 본연의 맛을 더 강조했다. '미래형 악기'로 불리는 테레민의 사용을 통해 자연에 파고드는 문명의 소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이들의 불협을 조화로 이끌어내려 한다.
- "Whale Song 29" -
1집에 실린 "Whale Song"은 런던의 도심에서 느낀 고독과 상실감을 그린 노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노래는 한껏 치장되어 있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습이 낯설어져 갔다고 한다. 그래서 짙어진 화장을 걷어내고 그 노래 본질적인 얼굴을 찾았다. 이는 어쩌면 2015년의 '휴키이스'가 과거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마주하는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벤자민 블루의 이야기 속에서 "Whale Song 29"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이다. 장자의 호접지몽처럼, 이 노래를 통해 뮤지션 '휴키이스'와 가상의 인물 벤자민 블루는 하나로 오버랩 된다.
- "Indian Summer" -
깨달음의 시간은 짧고,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중요한 메시지와 삶을 지워나간다. 날카로운 추위에 잠시 온기가 찾아오는 인디안 썸머처럼 깨달음과 경험은 우리를 스쳐 지나갈 것이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모든 것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We are passing by) 것일 거라는 가사, 그리고 그 불변의 진리만큼은 오랫동안 긴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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