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꽃 같은 그들의 서정 '코스모스 사운드' Single [팔월의 빛]
2007년 홍대 인근 클럽 빵 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던 '아직은 미완성 밴드' 라는 아티스트가 있었다. 밴드라는 이름과 달리 홀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윤석' 의 솔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활동도 잠시, 결국 마음에 맞는 멤버들을 만나지 못한 그는 결국 밴드를 미완성으로 남긴 채 신변 상의 이유로 고향으로 돌아간다. 만화 "이끼" 의 그 마을을 연상시킨다는 고향에서 3년 동안 머물며 앞으로 음악을 계속 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그는 결국 음악 같은 것을 포기하고 착실하게 살아보기로 마음을 먹게 되나, 그가 예전에 만들었던 노래들이 그냥 묻혀 사라지는 걸 안타까워한 지인의 부추김으로 어? 괜찮은가? 싶은 마음이 들어 음악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그리고 2011년, 진작 만들었던 노래들을 담아 EP [스무살] 을 발매하며 '코스모스 사운드' 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다. 음악계에 '윤석' 이라는 이름이 너무 많은 나머지 본명은 쓰기는 싫었고, 대신 뭔가 서정 돋는 이름을 쓰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라 한다. 4트랙 테이프 레코더에 별다른 가공 없이 말 그대로 로-파이(lo-fi)하게 담아낸 이 음원들은, 외형적으로는 통기타 치는 솔로 싱어송라이터의 유행에 속해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 속내는 당대의 멀끔하고 모던한 감성과 달리 어딘가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는 과잉한 감정 표현이 담겨 있는 곡들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솔직한 감정의 토로로 느껴지는 이 노래들은 조숙한 한 싱어송라이터의 속 깊고도 아련한 옛 기억을 오롯하게 담아내 귀 밝은 청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간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공연을 함께 하던 '병우'(기타) 와 '경'(퍼커션/코러스) 이 정식 멤버로 합류하게 되어 1인 프로젝트를 벗어나게 되었고, 이어 싱글 [서정적 농담] 을 발표했다. 예전에 비하면 사운드가 상당히 깔끔해졌음에도 여전히 섬세한 언어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축축한 음색으로 깊게 울리는 목소리로 담아낸 이 싱글은 나름대로 변화와 성장의 선 상에 있던 그들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싱글이 정규 1집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애초의 계획과 달리 다시 어떤 이유에서인지 오랫동안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그 동안에도 간간히 공연을 이어가긴 했지만, 정규 앨범은 물론 신곡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 붕가붕가레코드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발표한 [문학의 이해] 는 여전히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곡이었고, 그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이제 2015년, '혜림'(키보드) 가 멤버로 합류한 '코스모스사운드' 는 다시 슬슬 활동을 재개하기로 마음을 먹으며 따뜻한 봄의 한복판에서 여름을 노래하는 신곡, [팔월의 빛] 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변함 없이 '코스모스 사운드' 의 노래다. 멤버들이 늘어 소리가 더 풍성해지고 트럼펫 세션이 참여해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노래를 끌고 가는 핵심은 윤석의 목소리가 지닌 특유의 음색이다. 그리고 단 여덟 줄만으로 눈부신 여름의 서정을 나직하게 표현하는 노랫말 역시 그들의 예전 노래에서 느낄 수 있던 부분이다. 물론 이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2년 동안의 침묵에 이어 해마다 한 곡씩 내어놓는 과작의 행보에서 느껴지는 신중함을 감안한다면 극적인 변화는 없더라도 서서히 변화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리고 이걸로 충분하다. 여전히 그들의 서정은 꽃 같이 아름다우니까. 붕가붕가레코드의 13번째 디지털 싱글이다. 작사, 작곡, 편곡 모두 '윤석' 의 작품이다. 연주는 '코스모스 사운드' 멤버들이 함께 했고, 트럼펫 세션으로 '김도윤' 이 참여했다.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은 '권선욱'. 커버는 '김기조' 가 디자인했다. 유통은 미러볼 뮤직. 섭외 및 기타 문의는 붕가붕가레코드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