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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y' [소길2화] 오래된 새 노래, "그런 날에는"
이 소박하지만 한 편 거대한 노래는, 어쩌면 '장필순' 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새 노래 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동반자 '조동익' 의 "하루", "혼자만의 여행", "비오는 날이면" 을 새로이 부른 바 있다. 모두 전설이자 추억이 되었던 노래였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마음을 담아 부활시켰다. 이번에는, 어떤날 2집에 수록되었었던, "그런 날에는" 이 새 노래가 되었다. 원곡은 내성적인 20대 청년들의 세계였다. 섬세했고 따뜻했고 내밀했으며 그 가운데 순진한 낙관이 아름답게 빛났다. 26년이 지난 노래는 늙지 않은 채, 여전히 명예의 전당에서 울려퍼졌고, 나이 든 누군가의 젊은 날이 각인된 채 각별하게 재생되거나 젊은 누군가의 흠모를 담아 재생되었다.
새 노래는 청년의 것이 아니다. 그녀는 제주에서 농부의 일상을 살고 있고 어느 무대에서건 후배들을 거느리게 된,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지직거리는 효과음은 주파수가 맞지 않은 아날로그 라디오의 잡음같기도 하고, 지루한 여름 매미소리 같기도 한데, 마치 먼 기억 속의 오래된 노래를 소환해내는 의식 같다. 느린 템포에 실린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은 수줍지만 생기로운 원곡과 거리를 두고 원숙하게 지나온 궤적을 담담한 어조로 회고하는 듯 하다. 희망은 추억이 되고, 다짐이 필요로 하는 것은 결기보다 수용이 된다.
젊음이 아니라고 해서 아름답지 않다고 할 수 없다. 오래되었다고 낡았다 할 수 없다. 조금 더 여백이 늘고, 조금 더 템포가 벌어지고, 조금 더 숨소리가 파고들고, 조금 더 그늘이 생겼다. 그렇게 오래된 노래는 새 노래가 되었고, 젊음에 각인 되었던 오래된 노래는 박제되지 않고 나와 함께 시간을 건너왔다. 그것이 반갑고 또 고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