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파커스가 풀어내는 첫 번째 싱글 [자러간다]
자신이 만든 모든 곡에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 나오게 하고 싶다는 리차드파커스. '리차드파커스'는 '파이 이야기 (Life of Pi)' 속에 등장한 벵골호랑이 '리차드파커'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이름이다. 모두에게는 두렵고 결코 익숙해 지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 존재를 본인은 리차드파커라고 정의하였다. 하지만 결국 리차드파커는 우리 모두의 내면 안에 존재하지 않는가.
1. "자러간다" - 오랫동안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 놓고 두고두고 꺼내어 보는 사람이 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고 오래도록 사랑 받았지만 그 동안 몰랐던 소중함을 그가 떠난 후에야 깨달았다. 왜 사랑은 항상 끝나고 나서야 시작되는지.. 뜨거운 여름 스친 손끝의 시원함도 조심스레 속삭였던 비밀들도 모든 것이 끝난 순간부터는 나를 외면하기 시작한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매일 밤 그가 잘 있는지 대답 없는 안부를 물어야만 하루가 끝나던 지난 가을, 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이불 위에 엎드려 빈 노트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에겐 닿지 못할 내 마음을 노트 안에 가둬 두었다. 그날 밤 나는 잠들지 못해 이 곡을 썼다. 어쩌면 이 곡은 기타 솔로를 위한 곡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가사가 많지 않고 반복적인 이유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마음을 노트 안에 가둬 놓듯 가사를 기타 선율 안에 압축시켰기 때문이다.
2. "My Heart Hurts" - 서울 외곽, 공기만은 기가 막히게 좋은 동네에 살았던 적이 있다. 여느 때와 같이 어둑한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퇴근길에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 가로등에 비친 나뭇잎과 반짝이는 별들은 쓰리고 혼란스러운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무도 멋진 모습으로 내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았다. 그때 떠오른 세 마디가 "My Heart Hurts"였다. 그리고 귀가 후 조그마한 방안에 틀어박혀 기타를 안아 들고는 이 곡을 썼다. 내면의 쓸쓸함과 혼란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비트감 있는 아르페지오로 기타를 연주했고 10월의 고독한 가을 밤공기를 떠올리며 피아노 선율을 입혔다. 이 곡을 생각하면 그 때의 밝게 빛나던 별빛과 가로등 불빛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