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커튼' 싱글 [늦여름 밤]
여름을 보내며 마주한 소박한 나른함 축제가 끝난 "늦여름 밤" 쏟아지는 더위에 무기력해질 법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여름은 젊음의 계절이다. 인생으로 치면 한창 혈기 왕성한 청년기에 해당된다. 작열하는 태양의 에너지가 생명과 번식의 에너지로 바뀐다는 ‘한여름 밤’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하다. 젊음과 정열을 가득 담은 뮤직 페스티벌들이 여름밤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벌써 8개월 째 매달 그 계절, 그 시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수상한 커튼' 은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 8월의 곡으로 "한여름 밤" 이 아닌 "늦여름 밤" 을 선택했다. 조금은 낯선 "늦여름 밤" 을 통해 '수상한 커튼' 은 어떤 심상을 그려냈을까?
'수상한 커튼' 의 "늦여름 밤" 은 악기가 아닌 풀벌레 소리로 시작된다. 젊음, 정열, 소란, 흥분의 기운이 싹 사라진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따뜻한 기타 사운드와 살랑거리는 탬버린 리듬으로 이어진다. 해가 막 넘어간 늦여름의 오두막에서 나무 테라스 흔들의자에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듯한 분위기는 여름을 보내며 마주하게 되는 어제는 뜨거웠지만 지금은 나른한 소박한 여흥을 이끌어 낸다. 편안한 한 폭의 그림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듯, '수상한 커튼' 은 그렇게 여름의 한켠에 가려져 있던 절묘한 낭만을 끄집어냈다.
소란한 축제가 끝나고 밀려오는 포근한 바람에 감싸 안기듯, 나른한 늦여름 밤에 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바람이라는 가사에서 느껴지듯 수상한 커튼이 전하는 여름의 낭만은 나른하고 시원하다. 선선한 바람에 취하고 고요한 여름밤에 취해보는 한 발 늦은 휴식에 귀가 솔깃해지는 늦여름 밤이다. (글 : 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