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안부 "메리크리스마스" 벌써 11개월째 자신의 시의적 심상을 곡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수상한 커튼' 은 연간 프로젝트 [수상한 커튼의 일 년] 의 11번째 노래로 "메리크리스마스" 를 선보였다. 예상했겠지만 거리를 흥분으로 채우는 밝은 캐롤송은 아니다. 제목이 "메리크리스마스" 일 뿐이다. '
수상한커튼' 은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속에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이 떠올라 이 곡을 썼다고 한다.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쓴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의 곡. 하지만 쓸쓸함 속에서 묘하게 미소가 엿보인다. 겨울 공원 벤치에서 혼자 사색에 잠겼던 수상한 커튼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듯하다. 시종일관 우울한 내면을 보여주기도 했던 그녀지만 분명 이 곡은 "메리크리스마스" 라는 제목이 불편하지 않다. 차분한 연말 저녁 풍경을 떠올리며 편곡했다는 그녀의 설명은 다소 무거운 가사임에도 곡의 분위기가 따뜻하게 유지되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가사에는 한 때 무척이나 가까웠지만 지금은 멀어진 누군가에게 묻는 안부를 담았다. 전화를 걸까 망설이다 이내 니가 있는 곳에서 오늘도 웃고 있길 바래라며 독백으로 안부를 마무리한다. 노래 속 화자처럼 쑥스러워서, 용기내지 못해서 이렇게 나의 행복을 빌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두근거린다. 반주에서는 피아노 소리와 재즈 드럼 브러쉬 소리만 들린다. 그리고 사운드를 단촐하게 한 만큼 보컬과 피아노의 사운드 비중은 커졌다.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수상한 커튼' 의 보컬과 경건하게 느껴지는 명료한 피아노 소리는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린다. '수상한 커튼' 의 일 년이 마무리 되어간다. 일 년 간 함께 했던 사람들, 풍경들, 감성들만으로도 수상한 커튼의 올 연말은 어느 해보다 특별하겠지?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