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용(Kim Do Yong)' - [Low Resonance]
베이시스트의 솔로 앨범이라면 으례 예상되는 테크닉의 과시라든지 베이스가 모처럼 전면에 나서는 트랙들이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프렛리스 베이스의 리드가 다소 전면에서 이끌어가는 Knot을 제외하면 탄탄하고 균형잡힌 편곡의 온전하고 준수한 연주곡들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트를 관통하는 Knot이 뜻하는 것은 아마도 수많은 매듭으로 엮여진 인간 관계를 고찰하는듯 하다. 6분을 훌쩍 넘기는 러닝타임과 과잉되지 않은 절제된 연주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다. 자극적이거나 신파조의 멜로디가 아니어도 충분히 슬픈 감정을 잘 전달해 주고 있으며 중반부의 기타와 E.P의 솔로 연주도 절제된 원숙함을 보여 준다.
Missing You가 들려주는 쓸쓸함은 조금은 씁쓸함에 가깝다. 도회적인 사운드 위에 제목과도 흡사한 장면이 연상되어 펼쳐지는듯한 깔끔한 전개와 연주들이 돋보인다. Riding The Morning은 하몬드 오르간과 기타가 포문을 여는 유쾌한 모던 블루스 넘버로 아침을 타고 라는 표현은 마치 떠오른 태양 아래 복잡한 도시의 출근길 모습같이 분주한 풍경을 묘사하듯 공격적인 기타 사운드가 돋보인다. Compromise 역시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곡조로 ‘타협’ 이라는 이미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제대로 살린 드럼은 두가지 종류의 스네어 드럼을 사용해서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고 있다. 노랫말과 가창이 없는 인스트루멘탈 앨범의 국내 시장은 너무도 협소하고 불리하지만 김도용은 섣불리 자신의 기량을 마구 드러내는 우를 범하기 보다는 앨범 전체의 밸런스와 완성도라는 정공법을 택한듯 하다.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민(Trumpet), 박민우(keyboard), 이규형(Drum), 이찬희(Percussion), 재즈 기타리스트 이한영(Guitar) 그리고 낭만유랑악단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세션 기타리스트 정인성(Guitar)이 힘을 보탰다. 간혹 연주자의 솔로 앨범 중에는 자신의 음악성을 십분 발휘하고픈 욕구와 대중성을 고려한 멜로디와 편곡 등의 초조함이 드러나 어정쩡한 앨범으로 남고마는 경우도 부지기수인데 김도용의 이번 앨범은 어떤 악기의 전공자라도 음악과 곡이라는 그 자체에 가장 높은 우선 순위를 뒀다는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