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의 오후 햇살 같은 온기를 담은 목소리, ‘레이첼 야마가타’를 잇는 아름다운 여성 싱어송라이터 'Emi Meyer (에미 마이어)' 담백하면서도 개성 있는 목소리로 재해석한 재즈 앨범 [Home]
마이클 부블레 원곡 ‘Home’, ‘My Funny Valentine’, ‘Moon River’, ‘Fly Me to the Moon’ 등의 재즈 커버곡 9곡과 오리지널 트랙 2곡을 포함한 11곡 수록!
1987년생이니 올해로 만 28세가 되는 에미 마이어는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잠깐의 유년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후 부모님과 함께 미국의 시애틀로 이주해 생활해 그곳에서 성장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미국 문화에 아주 익숙하고 또 정서적으로도 여느 일본 여성 가수들에 비해 다른 면을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를 통해 일본 문화와 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도 갖추어져 있었기에, 음악적인 면에 있어 이런 복합적이고 다양한 문화적 색채를 함께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처럼 프로페셔널 뮤지션으로 성공하는 데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성인으로 성장한 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고향인 교토를 다시 찾게 되었고, 2007년 고베에서 열린 재즈 컴페티션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뮤지션 생활을 시작하였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비음의 허스키한 질감이 느껴지는 미성의 목소리가 대비되는 매력을 전해주는 이 혼혈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재즈적인 성향을 담고 있는 뮤지션으로 그간 소개되어 왔지만, 사실 엄밀히 말해 지금까지 팝에 훨씬 가까운 음악적 성향을 드러내어 왔다. 레이첼 야마가타와 같이 어쿠스틱한 소프트 팝 계열의 여성 가수들이 연상되는 면도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스탠더드 재즈 곡들을 커버하며, 이전 앨범에서 들려주던 방식의 노래와는 다른, 재즈 보컬 특유의 이완되고 긴 호흡과 레가토로 이어지는 보컬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특히 ‘Monochrome’ 같은 곡은 필자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가장 주요한 매력 포인트이자 백미가 아닌가 생각 되는데, 앨범 크레딧에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숨겨진 스탠더드 곡인 것으로 착각 할 만큼 예스러운 미감이 물씬 풍긴다. 이번 재즈 프로젝트가 지나가는 여정의 하나일지, 혹은 향후 그녀의 커리어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가 없지만 분명 팝 음악 이상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재즈에 잘 어울리는 면이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번 앨범이 하나의 기점이 되어 좀 더 레퍼토리를 넓히고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녀 내부에 감추어진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더 활짝 열어 젖힐 수 있기를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