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일동' 1'st Single album [잘 먹겠습니다]
'임직원일동의 "잘 먹겠습니다". 밴드이름과 곡 제목이다. 뭔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또 어쩌면 별 볼일 없을지도 모르는 일... 앞으로의 숙제가 되어야 할 그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임직원일동' 의 리더로서 건반과 프로듀싱을 맡고 있으며 드라마 OST 작업 및 JYJ, 장근석 앨범에 참여하는 등등..작곡가겸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회장님(서현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팀의 음악적 성향과 비슷한 컬러를 가진 사람들이 그냥 우리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앨범에 큰 기대를 걸고 덤빈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애착이 없는 곡들도 아니다. 그냥 우리 밴드가 앞으로 오랜 시간 한 칠 두 칠 더해서 아름다운 풍광 속 한 배경에 자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음원 매출 임직원일동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다 지인들이고 지인들이 아는 사람들일테지'. 겸손인지 여유인지는 알 수 없다. 이미 2012년 이맘때쯤 결성 되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에야 첫 1집을 발매하게 된 이유에 대해 멤버들은 다들 너무 바빠서라고 서로를 탓하며 장난스레 얘기한다. 실제로 현재 드라마 작곡 프로듀서 세션등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팀이다.
욕심이 없진 않을 것이다.여유로운 삶을 위한 경제적 현실에 대해, 또는 음악을 평생 고민해야 하는 뮤지션으로서의 자신들의 꿈에 대해... 그리고 개개인의 음악적 역량으로 보면 증명된 바 모든 걸 다 순조롭게 이겨 낼 만큼 강한 팀이기도 하다. 이미 활발하게 활동중인 다른 음악 팀들의 도전 역시 그렇게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같은 곳을 바라보던 이들이 어울려 서로의 뜻을 함께 나누고 완성된 관계의 조합으로 출발선에 섰을 때 선행자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시기와 질투도 다 품어보고 안아보아야 할 지금 막 출발선에 선 밴드 임직원일동의 지금 모습이 그럴 것이다. 발표곡 2곡과 인스트루먼트 트랙을 포함 총 3트랙으로 구성 된 '임직원일동' 의 이번 첫 싱글앨범은 "잘 먹겠습니다" 를 타이틀로 내세워 밀도 높은 국내 음반시장에 첫 신고식을 치른다. 그리고 이번 첫 앨범은 참 새롭다. 발표되는 두 곡 모두 신선한 아이디어와 재치로 가득하다.
타이틀인 1번 트랙 "잘 먹겠습니다" 라는 곡명에서 볼 수 있듯 뭔가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고 2번 트랙 "아빠와 함께 춤을" 역시 제목이 독특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히려 필자가 곡에 대해 어떤 평가도 내리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 본 이들은 그 맛을 조금은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스타트라인에 선 임직원일동, 아직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밴드이기에 그리고 그 약점 때문에 더 강해질지도 모를 가능성도 염두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임직원일동' 의 첫 싱글 [잘 먹겠습니다] 향후 10년쯤 지나 또 뒤를 따르게 될 후배들의 지침서가 될지도 모를 이 들의 첫 축포가 되어주길...
트랙소개
1번트랙의 "잘 먹겠습니다" 는 멤버이자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회장님(서현일)의 아이디어로 멤버들이 함께 만든 미디움템포의 전형적인 팝스타일의 곡이다. 소울풀한 리듬위로 계속 리와인드 되는 듯한 8비트 멜로디가 달아날 듯 달아날 듯 하면서도 머릿속을 맴돌고 있어 들으면 들을수록 깊어지는 맛도 음미하게 될 것이다. "잘 먹겠습니다" 는 왠지 봄을 품은 가을 같은 곡이다. 이별을 겪은 사람들의 일상을 노래하고 있고 그 추억의 장소를 소재로 한 단순한 사랑 노래인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실연의 아픔을 겪는 여성의 스트레스와 연관되어있는 식탐이라는 주제도 함께 다루고 있어 그냥 화창하고 그저 아름답고 여리게만 보아서는 안 되는 곡이다. 그래서인지 굳이 따져보자면 곡 전체 흐름의 주도권은 가사가 쥐고 있는 듯 하다.
특히 후렴구 전에 '너와 즐겨찾던 베이커리...안녕하세요~ 잘먹겠습니다 달콤한 슈크림 빵' 이 부분은 마치 하나의 스토리가 연결되는 듯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도 매우 참신하다. 마치 빵집 사장님한테 얘기하는 듯 혹은 자신이 독백을 하는 듯 한 후렴구의 가사 아이디어는 곡을 듣는 이들에 대한 임직원일동의 작은 배려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전체적인 스토리를 연결하고 상상해보며 노랫말을 곱씹어 보는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보컬인 윤새롬의 보이스는 곡의 컨셉과 잘 어울려 밝은 듯 하면서도 어딘지 외롭고 쓸쓸하게 곡의 흐름을 잘 조율하고 있다. 트렌디한 편곡의 구성으로 모던한 느낌을 충분히 불어넣어 곡의 주제와도 잘 믹스되어 있고 멤버들의 연주와 미디의 적절한 조합으로 주제의 특성을 잘 살렸다.
2번트랙 "아빠와 함께 춤을" 은 한곡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던 이번 앨범의 추가 보너스 트랙정도로 볼 수 있겠다. 리더인 회장님(서현일)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피아노와 하모니카로만 심플하게 구성 된 서정적인 발라드곡이며 오히려 밴드적인 성향은 찾아 볼 수 없다. 아마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는 '임직원일동' 의 팀컬러인 듯 하다. 이 곡은 아버지와 딸에 관한 노래이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퇴근 후 집에서 어린 딸의 등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후렴구의 'Shell we dance, Shell we dance, Shell we dance. Dad!'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안아주던 그 모습을 춤에 비유한 은유적 표현인 듯 하다. 다가갈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그렇다.
이 곡은 과거의 기억할 수 없던 행복은 모두 딸의 몫이었고 현재 기억할 수 있는 갈등의 무게는 모두 아버지의 몫인 듯 얘기한다. 그래서 노랫말 구절마다 더 쓰리고 아프다. 타이틀곡인 "잘먹겠습니다" 와는 다르게 이 곡에서 보컬 윤새롬은 서정적인 목소리로 한편의 드라마를 얘기하는 것처럼 차분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보이스를 선보인다. 들으면 들을수록 왠지 아프게 가슴을 후벼 파는 듯 한 "아빠와 함께 춤을" 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딸의 동화 같은 순수함일 것이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평행선처럼 흘러가는 부녀간의 마음을 노래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