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그림을 그리는 조커의 초현실적 앨범 -
2013년 7월, 데뷔작을 통해 큰 충격을 주고 이듬 해 6월, 두 번째 정규 앨범 [별의 노래]를 발표하여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세상에 알린 싱어송라이터 조커의 새 미니앨범이 발매되었다.
1번 트랙 ‘Coronary Artery’는 2014년 2월부터 진행해 온 Joker's Page의 #3에 수록된 곡으로 심장을 둘러싼 동맥, 관상동맥이라는 제목의 연주 곡이다. 현재 여기저기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주자들의 합주로 이루어진 이 곡은 미니멀리즘을 기초로 여러 악기들이 일정한 음정 차를 두고 조화를 이루며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뛰는 심장소리를 인생의 여러 가지 표정과 치열함에 빗대어 음악으로 그려낸 초현실적인 곡이다.
새롭게 발표되는 2번 트랙 '구 [gout]'는 조커 자신의 내면을 쉬지 않는 리듬과 함께 표현한 곡으로, 1번 트랙 ‘Coronary Artery’와 자연스레 테마가 이어지지만 전혀 색다른 곡으로 전개되는 조커의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자유롭게 넘나드는 베이시스트 김세준의 플레이는 조커의 내면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2013년 11월 싱글 'Yes, I do'를 통해 자신만의 삶을 살겠노라 다짐하는 조커의 인생에 대한 철학이 여전히 더 굳건히 유지되고 있음을 특별한 스타일을 입힌 듯 입체적으로 통통 튀는 이 곡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3번 트랙 타이틀곡 ‘몽마르뜨야바위’는 조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작년 초여름,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을 여행 중이던 조커는 야바위꾼을 만나 이상한 힘에 이끌리어 실패를 맛보았고, 이에 대한 상처를 해학적으로 음악에 담았다. 생생한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듯한 가사가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자유분방한 조커의 노래와 창법, 중간중간 효과음처럼 들리는 각국의 언어와 이야기들은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아주 흥미롭다. 후렴구에서는 프로그레시브록적인 진행과 멜로디로 대중성까지 겸비하여 이 곡은 지금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조커를 대표하는 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두 번째 정규앨범 [별의 노래] 타이틀곡 ‘강볼프씨’처럼 이번 곡에서도 ‘스코틀랜드 행진곡’ 주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귀에 익으면서도 재치 있게 만든 부분은 대중들과 더욱 쉽게 그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조커는 이 노래가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을 여행하게 될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길 바란다는 말을 그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전했다.
4번 트랙 ‘환상방황’은 조커 특유의 개성적이면서도 멜랑꼴리한 감성이 묻어나는 곡으로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환상방황적인 생의 고단함과 무지함, 무상함에 대한 철학적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마지막 5번 트랙 ‘Joker’s World’ 역시 ‘Coronary Artery’ 와 마찬가지로 Joker's Page #3에 수록된 곡이다. 강력한 터치의 피아노 연주를 시작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박자와 하형주의 화려한 드럼 플레이, 그 화려함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강상태의 베이스 연주와 홍준호의 날카로우면서도 정교한 기타연주는 이 곡을 듣는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는 탄탄한 기본이 되어준다. 잊을 만 하면 새로운 스타일의 신곡을 발표하며 거침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조커의 행보와 음악세계를 동일하게 투영해주는 아주 역동적인 연주 곡이다.
꿈과 현실, 현상과 이상을 넘나들며 세상의 모습과 자신의 내면세계를 초현실적 사운드로 그려내는 조커의 이번 앨범을 통해 다시금 ‘조커’라는 단 하나의 장르를 흥미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다 알지 못하고 일생을 살아가게 되는 인간이 계속되는 삶의 여정을 통해 의미를 발견하고 그 무언가를 이뤄나가는 것처럼, 이런 저런 성격과 모양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조커가 그만의 음악으로 그려내는 감동적인 그림을 계속적으로 그려나가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응원하는 바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