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컨셉의 힙합 식료품점. 'Grosto(Grocery Store)' 정규 1호점 [Daily Food] 대 오픈!
'Loky Beatz(로키비츠)' 와 'Smoothjam(스무스잼)' 이 결성한 팀, 'Grosto(Grocery Store)' 가 첫 번째 정규앨범 [Daily Food]를 발표한다.
- 식료품점 오픈 광고 Open Event(Opening) 가게의 문을 열기에 앞서
날이면 날마다 오는 그런 앨범이 아니다. 2년간의 꼼꼼한 준비 과정을 거쳐 드디어 문을 열게 된 Grosto(그로스토)의 정규 1호점 [Daily Food]. 가게의 주인인 ‘그로스토’는 ‘그로서리 스토어(Grocery Store)’의 줄임말로,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힙합 음악과 함께 한 89년생 동갑내기 두 뮤지션, 'Loky Beatz(로키 비츠)'와 'Smoothjam(스무스잼)'이 결성한 팀이다. [Daily Food]의 작곡과 편곡을 담당한 프로듀서 로키 비츠는 일찍이 당시 유행하던 Dirty South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며, ‘Answer’, ‘Deepflow’의 앨범에 참여 하는 등 다양한 뮤지션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주목도 잠시. 국방부 퀘스트를 선사받은 그는 눈물을 머금고, 2년간의 공백기를 가지게 된다. 그런 공백 동안 그는 레트로한 Funk 스타일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고, 군 제대 후 ‘Tu Neon’, ‘Ja Mezz’와 같은 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 이전과 달라진 음악 스타일을 선보인 바가 있다. 이번 앨범의 총괄적인 컨셉 구상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Mc 스무스잼은 지금 세대의 힙합 팬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찍이 그는 풋사랑과도 같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힙합 커뮤니티 Trsm에서 ‘Ksk’라는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다양한 앨범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군 제대 후, 그는 프로듀싱보다는 랩에 뜻을 두게 되었고, 이내 자신이 즐겨듣던 Sade의 ‘Smooth Operator’에 따온 Smoothja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믹스테잎 [Summerjam], 싱글 [무시무시]를 발매한 바가 있다.
- 식료품점의 첫 번째 코너, “Grosto”
앞서 언급한 풋사랑 힙합 커뮤니티 Trsm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두 뮤지션은 서로의 작업물들을 아재들의 Sns. 네이트온을 통해 교환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게 된다. 이후, 비슷한 시기에 국방부 퀘스트를 완료한 그들은 [Summerjam]을 함께 작업하며, 서로의 음악적 취향과 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은 함께 팀을 이룬다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을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고, 이내 팀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그로스토’는 ‘그로서리 스토어(Grocery Store)’의 줄임말로, 이러한 팀명은 음악을 음식에 비유한 ‘J Dilla’의 [Donuts]와 같은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다양한 음악들이 마치 가지각색의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진열된 식료품점을 연상케 하는 것을 포착. ‘그로서리 스토어’라는 이름을 짓게 된다. 그러나 팀명 치고는 Hashtag로도 쓰기 어려운 너무나 긴 이름이였기에, 이를 줄여 ‘그로스토’ 라는 이름을 자신들의 팀명으로 확정짓게 된다.
- 메인 코너, “Daily Food”
카트를 끌고 메인 코너 [Daily Food]에 들어선 순간. 트렌드에 민감한 리스너들은 옛 스타일의 상품들로 가득한 진열대에 불만을 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Daily Food]는 80년대에서 90년대 초중반까지의 힙합/훵크 사운드들이 주가 되어 앨범을 채우고 있다. 이는 그 시대의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두 주인장의 음악 취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장들은 이런 사운드들의 단순한 재현에만 그치지 않고, 각각의 트랙들에 뉴잭스윙, 디스코, 모던 훵크, 트랩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내어 앨범 내에 독특한 ‘그로스토’만의 바이브를 담아내었다. 신스를 포함한 적절한 악기 구성이 돋보이는 프로덕션들은 청량감이 가득하고, 매우 훵키하고, 때론 우주적이기도 하며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전체적인 앨범의 흐름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된다. 월요일의 아침에 해당하는 ‘Grocery Store Commercial’를 필두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월요일의 아침을 맞이하는 마지막 트랙 ‘Gust Of Mind’ 까지 스무스잼은 요일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벌어지는 사건과 그로 인한 감정 변화들을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무척이나 솔직하게 풀어내며, 서사를 이뤄낸다. 일반적인 취업 준비생들과 다른 자신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찬양하며 꿈을 이야기 하지만, 직장인들의 연봉에 배를 아파하며 포기할 것이 많다며 꿈을 내려놓는 모습,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같은 로맨스를 꿈꾸지만, 클럽에서는 ‘Weekend Love’를 원하는 모순적인 모습들. 그로스토는 이런 다양한 모습들을 음악에 담아내며, 좁게는 자신들의 생각과 생활방식. 넓게는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 에코세대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의 삶과 애환을 담아내었다.
앨범에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담아내려 했던 그들의 노력은 다양한 참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이전에 공개되었던 싱글 ‘Closer Than A Friend’, ‘Coke & Cig’에 참여한 기린과 자메즈(Ja Mezz)를 비롯하여, 앨범의 타이틀 곡 ‘졸업반’에는 최근 Aomg에 입단한 여성 R&B 싱어송라이터 후디(Hoody)가 참여하였다. 또한 The Cohort의 프로듀서 Cokejazz가 세션에 참여하여, 곡의 훵키한 느낌을 강조해 주었다. 80년대 디스코 사운드의 향취가 물씬 묻어나는 트랙 ‘Weekend Love’에는 만능 뮤지션 이보(Evo)가 보컬로 참여, 곡의 풍미를 높여 주었다. 또한 마지막 트랙 ‘Gust Of Mind’에는 Dj Rowbow가 스크래칭으로 참여해, 당시 음악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함껏 담아내었다. 이 밖에도 띠오리아(Theoria)가 앨범의 전체적인 믹싱과 마스터링에 참여하였으며, 앨범의 아트워크에는 New Area 크루의 Leeryan(리라연)이 참여하였다.
- 깜짝 세일 코너 계산대 앞 코너
이처럼 다양한 음악들과 생각들이 진열된 [Daily Food]에는 계산대 앞 코너처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우선, 앨범 제목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는 ‘Sade’를 비롯하여, ‘Ll Cool J’, ‘Big Daddy Kane’, ‘Diana Ross’, ‘Smokey Robinson’ 등 다양한 흑인 음악 아티스트의 이름부터 시작하여, Atcq의 후렴, Badboy 레코즈의 후렴구에서 인용한 가사, ‘Ijustwannachill’과 같은 곡 제목 등등... 바로 자신들이 즐기고 영향을 받은 음악, 문화 등을 앨범 곳곳에 언급한 점이다. 그로스토는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당시 뮤지션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하며, 또는 그것이 주는 이미지들을 가져와 재미있는 라인으로 앨범에 녹여내기도 한다. 이런 장치들을 하나씩 찾으며, [Daily Food]을 듣는다면 앨범을 더 깊게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 폐점 시간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식료품점의 종료 시간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이처럼 독특한 컨셉의 힙합 식료품점 [Daily Food]는 유행 궤도 속 쉽게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음악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스토가 정성스럽게 마련한 다양한 맛의 식료품들을 귀로 즐기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