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없다.
10여 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요즘엔 세상에 낭만이 없다. 그래서 만들어보고 싶었다. 마냥 낭만적인 그런 노래를 말이다. 그러던 차에 어느 날, 리더 최용수에게 “인생시망”의 쏭라이터인 ‘망소이’가 이런 말을 했다.
‘전 지구 밖이라도, 우주 밖이라도 괜찮아요 형 마음 바깥만 아니면”.
최용수는 인생시망의 앨범 제작자인지라 망소이의 저 말은 “빨리 앨범을 내 달라!!’는 말’이었지만 최용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 위에 백열전구가 켜지는 경험을 했다. 지구 밖이라도 괜찮다니!! 사막보다, 남극보다, 거칠고 황량한 우주에 던져진대도 상대의 마음 바깥만 아니면 좋다는, 세상에 이런 낭만적인 발상이 어딨는가!! 게다가 “실현성이 적고 매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 상태. 또는 그런 심리 상태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국립국어원)라는 낭만의 정의에 딱 들어맞기도 했다. 살면서 우주에서 조난 당할 일은 없을 것이기에 말이다. 그리하여 저 문장을 새 앨범에 수록될 타이틀곡의 테마로 잡기로 했다.
밴드 최초 ‘웹툰’ 제작,
만쥬한봉지 노래의 특징은 노래 안에 구체적인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구밖’의 가사는 이야기보다는 묘사를 중심으로 표현되어 있다. 좋은 묘사는 좋은 이야기와 함께할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노래에서 그것을 모두 표현하기에는 한마디로 ‘지면’이 부족하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나 음악에서 다 하지 못 한 이야기를 웹툰으로 한번 풀어보기로 했다. 만쥬한봉지의 보컬 만쥬의 성별은 여성인지라 노래에서의 화자는 여자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웹툰에서는 남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웹툰의 이야기는 영화로 따지자면 ‘지구밖’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웹툰 작업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중인 강소영작가가 맡아주었다.
웹툰은 만쥬한봉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네이버 뮤지션리그, 아티스트채널 등에서 볼 수 있다.
웹툰, 음악, 뮤비의 삼부작.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지구밖’의 웹툰, 음악, 뮤비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 프리퀄, 본편, 시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마치 얼마 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을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보러 가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기존 에피소드 1~6을 보고 가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본 뮤비도 웹툰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곱씹어 보고, 뮤비를 본다면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곡 소개]
1_지구밖 :
본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위에 실컷 말 한 것처럼 지구 밖이라도 우주 밖이라도 좋으니 네 마음 바깥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낭만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련한 그런 감정을 노래했다. 웹툰, 음악, 뮤비의 트릴로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현악기 선율이 마치 당신을 우주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2_남자들 참 이상해(Rap by Zzapa) :
본 앨범의 서브타이틀 격인 곡이다. 빈티지한 소울 혹은 블루스 느낌의 곡으로, 남자들의 외모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만쥬가 가사를 썼다. 짜파가 래퍼로 참여하였으며, 마치 남자들을 변호하는 듯한 짜파의 랩이 또 재미지다. 여담이지만 최용수가 쓴 곡 중 랩 들어간 노래는 이게 처음이라고 한다. (리믹스 빼고)
3_뒷자리
사실 모 컴필레이션 앨범 공모에 제출하기 위해 만든 노래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광탈했다. 개인적으로 이 노래가 엄청 유명해 졌으면 좋겠다. 컴필레이션 앨범 기획자들이 배 좀 아프게 말이다.
4_12층이 13층에게
뭔가 굉장히 시적인 제목 같지만 사실은 층간소음에 대한 노래이다. 아파트에 사는 만쥬는 층간소음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층간소움 때문에 칼부림이 났다는 소식을 접한 그녀는 이 노래의 가사를 쓰게 되었다. 뽕짝인 듯 하면서도 재즈스러운 이 곡은 어쩌면 만쥬한봉지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음악 스타일일지도 모른다. 작업을 하면서 다들 너무 즐거워했다. 추가로, 밴드 플라잉독(Flying Dog)의 기타/보컬 이교형이 기타세션으로 참여한 곡이다.
5_회색빛 꿈
이 곡의 배경은 북촌이다. 홍대앞과 마찬가지로 젠트리피케이션이 꽤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특유의 정취가 남아있다. 그 북촌길을 거닐었던 추억에 대해 최용수의 절친 조준한이 가사를 쓰고, 만쥬가 완성시켰다. 제목에 Piano Ver. 이라 붙인 이유는 언젠가는 이 노래를 완전한 밴드 버전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이다. 처음 이 곡은 빅밴드 스타일의 곡이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지금의 피아노 버전으로 만족해야 했다. 만약 이 앨범이 잘 팔린다면 반드시 빅밴드 스타일의 편곡으로 완성해보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