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관통하는 꾸밈없는 알맹이.
밴드 O.O.O, 자리를 비운 그들의 첫 번째 목적지 EP [HOME]
‘O.O.O’라 쓰고 ‘오오오’라 읽는다. Out of office의 약자로 자리로부터 떠나 온 밴드이다. 나를 뒤덮는 막연한 불안에 헤매인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원래 이렇게 다 어려운 건지. 타인에게서 해답을 구할 수 없는 나이에 서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고 되돌아 보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시간들을 쌓으며 그들이 발길을 옮긴 곳은 다름아닌 ‘집’이다.
이들의 음악은 불안을 관통한다. “우리는 모두 사라진대도 또 어쩜 아닐지 몰라”, “다른 방법 나는 알 수가 없어요”, “나는 이대로 사라지는 걸까”. 가사 저변에 불안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숨기지 않는다. 멋있어 보이는 말로 껍데기를 씌우지도 않는다. 이것은 숨길 것도 내세울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EP [HOME]은 꾸밈이 없는 알맹이 그대로이다. 성격에서부터 가치관, 취향, 생김새 하다못해 혈액형까지 모든 것이 다른 넷이 만나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음악이 되어 가감없이 담겨있다. 하나의 곡을 만들어 나갈 때 서로의 것을 바꾸지 않고, 다름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레코딩에서도 이펙터를 거치지 않은 기타와 앰프 본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모든 말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귀결된다. 멤버들이 [HOME]에 담고 싶어한 것이다. 그 꾸밈없는 모습으로 완성된 것이 O.O.O의 첫 EP [HOME]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