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헤비 음악의 핫 플레이스가 부산이라는 사실은 약간만이라도 국내 인디/언더그라운드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상식이 된 지 오래다. 2000년대 초에 활동했던 Hell This Time, 골즙, Dextro Delta-9, Lazarus Vendeta 와 같은 부산 밴드들의 연합으로 탄생한 메탈/하드코어 밴드 과매기의 화려한 등장으로 인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부산씬은 서로 각기 다른 음악 장르를 구사하는 다양한 밴드들의 존재감, 부산에서만 머무르지 않는 전국구적인 왕성한 활동량, 계속해서 라이브/투어 & 앨범 발매를 통해서 표출되는 꾸준한 성실함을 통해 빠르고도 확실하게 자신들의 이미지를 각인 시킨 바 있으며, 과매기, All I Have, End These Days 등 최근 가장 부지런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들의 대부분이 이곳 부산 출신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부산이라는 헤비니스 뮤직의 새로운 메카를 설명하는데 있어 빠트릴 수 없는 밴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Manixive 이다.
부산 멜로딕 블랙메탈 밴드 Niflheim 에서 활약한 바 있는 베이시스트 박준용과 19세라는 약관의 여성 보컬 오나은이 의기투합 하여 2013년 시작 된 Manixive 는 멜로딕 데스메탈, 메탈코어, 뉴메탈, 그루브메탈, 데스코어 등 수많은 2000년대 헤비니스 음악들이 융합 된 대범한 스타일로 빠르게 국내 헤비씬의 초특급 신성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여성 보컬리스트 오나은이 선보이는 데스메탈 보이스의 거친 매력 & 그 공격성을 극대화 시키는 뛰어난 라이브 퍼모먼스의 입소문이 더해져 화제의 강도가 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 뜨거운 화제속에 발표 된 2014년 데뷔작 Not A Puppet 은 최근 헤비니스 신예들에게서 보여지는 남다른 장점인 "남다른 해외 헤비니스 장르들에 대한 완벽한 소화 / 개성 넘치는 자기화" 의 진수를 보여주는 멋진 한장이었으며, 더 나아가 부산 헤비씬이 지닌 남다른 음악적 캐릭터를 더욱 확고하게 하는 데에도 큰 역활을 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부산 헤비씬이 지닌 최고의 덕목인 "성실한 활동" 이 더해지며 Manixive 의 네임벨류는 계속해서 성장중이다.
2016년에 발표되는 신작 EP Pandora 는 나날히 상승중인 Manixive 의 성장세를 아낌없이 담아내는데 성공한 한장이다. 멜로딕 데스메탈, 메탈코어, 뉴메탈, 그루브 메탈, 데스코어 등 90년대부터 2010년 까지의 모든 종류의 모던 헤비니스 장르들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과감함은 여전하며, 전작보다 뛰어난 장르 응용능력을 보여주며 전작과 다른 발전상 또한 무게감 있게 구축하며 음악적 야심을 표출하고 있다. 모던한 코드를 지닌 최근 10여년간의 모든 헤비니스가 이 EP 에서 아낌없이 폭발된다. 헤비하고 로우한 프로덕션, 스트레이트한 질주감, 육중한 사운드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나가는 그루브, 화려한 멜로디라인의 사용과 그 매력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리는 트윈 기타 솔로타임 등 모던 헤비니스의 모든것들이 다채롭게 펼쳐내며 청자의 이목을 단숨에 이끌어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여러가지의, 또 다른 종류의 흥미진진함의 대거 생산이라는 점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멜로딕 데스메탈 변천사 전체를 보여주는 신/구 스타일의 조화 , 모던함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거의 섞이지 않았던 다양한 장르들의 뛰어난 믹스쳐, 거친 질감의 프로덕션에서 오는 올드스쿨 데스메탈적 로우함과 다양한 장르간의 충돌로 인한 모던함의 공존, 이미 충분히 경험한 다양한 모던 헤비니스 장르들에서의 익숙함과 그러한 것들의 다양한 믹스쳐 공식으로 탄생되는 혁신성까지, 놀라움의 공세가 다각도로 펼쳐하다. 여기에 No Brain 의 기타리스트 VOVO 정민준이 직접 담당한, 그의 알려지지 않은 일러스터로써의 재능에서 비롯되는 비주얼적 재미의 추가가 더해진다는 흥미로움 또한 빠트려서는 곤란하기도 하다.
"모던 헤비니스 버라이어티 토탈 패키지 그 자체", Manixive 의 신작을 심플하게 표현하면 그러하다. 다양한 모던 헤비니스 장르들의 음악적 스타일의 능수능란한 사용도 대단하지만, 그 다양한 스타일이 하나둘 쌓여 온 20여년의 연대별적인 특징의 여유로운 나열 또한 만만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각 멤버들이 보여주는 탄탄한 팀웍 중시 플레이, 그러면서도 쉴 새 없이 자신들의 개성을 표출하려는 노력, 그 두가지의 이상적인 밸런싱, 여성 보컬리스트라는 희귀성과 그 단어가 지닌 부정적 의견을 단숨에 박살 내 버리는 어마어마한 퍼포먼스까지 더해진다면?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필요없다. 이들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부산씬의 영건" 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사용 할 이유가 없다. Manixive 라는 밴드만의 것들로 청자를 완벽하게 공략 해 내는 버라이어티한 음악적 괴력이 있기 때문이다. 신작 EP Pandora 는 부산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는, 한국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야심어린 한장이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이다. 때때로 "과정" 이 "결과" 보다 흥미롭고 의미 있을때가 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멋진 작품 되겠다.
MANIXIVE
오나은(보컬), 김세준(기타), 김영목(기타), 박준용(베이스), 임경현(드럼)
https://www.facebook.com/Manixiv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