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적 감성의 재발견. 짙은 'Rock Doves EP'
지금의 음악씬, 최소한 한국의 음악시장에서는 도시적 혹은 도회적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는 일종의 '세련됨'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고, '도시적 =세련됨=라운지'라는 일종의 암묵적인 공식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짙은'의 이번 앨범은 이러한 '도시적 감성'의 대칭점으로서 인식되어 왔던 '포크'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면서도, '세련됨'을 놓치지 않고 있다.
'Rock Doves EP'전반에서 나타나는 섬세한 멜로디라인과 이를 뒷받침하는 유려한 리듬감은, 이들이 단순히 세련된 리듬위에 포크를 곁들인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한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각 정치학과 국문학을 전공하는 두 청년, 성용욱 (26)과 윤형로 (25)가 만들어낸 이 한장의 EP 는 이들의 암악세계를 모두 보여주기엔 충분하지 못한 듯 하다. '뚜렷한 색깔보다는 보여줄 수 있는 모든것을 실험해보는 장'으로서 EP 가 가지는 한계성은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은 아직 자신들만의 '짙은'색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음악의 수입'과 나아가 '감성의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던 인디씬에서, 특유의 감성과 사운드를 추구해나가는 '짙은'의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