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그룹, 브라운팟 데뷔 앨범 [첫번째EP]
처음으로 대중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들고 나온 청년들, 브라운팟. 그들은 자신들을 인디 문화의 중심, 홍대가 아닌 그들이 오랫동안 살아왔다는 왕십리에서 나온 음악인이라 소개한다. 공연이나 소속사로부터 활동이 아닌 오로지 그들만의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된 이번 앨범이 그들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주나 노래의 실력을 강조하기보다 멜로디와 가사에 더 집중한다는 팀의 색깔을 말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싱어송라이터 그룹이라 표현한다. 아마도 브라운팟의 음악을 처음 듣는다면 뭔가 조금 서툴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만히 가사에 귀 기울여 보노라면 진심 어린 사춘기 소년 같은 풋풋한 마음을 전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노래는 상황을 가정하고 만들어 낸 노래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작은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노래들이라고 한다. 어쩌면 그 아마추어 같은 감성이 청자에겐 더 와 닿는 그것이 아닐까?
작곡과 작사 그리고 편곡과 프로듀싱, 앨범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소화해낸 그들은 모든 것이 어설프기에 한없이 부끄럽다 하면서도, 이번 작업이 자신들을 온전히 표현해낸 방법이라고 말한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부분에 직접 손을 거쳐서 선물을 준비하듯 만들고 싶었다는 그들의 말이 요즘 우리 귀에 쉽게 들리는 자본주의 음악 시장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을 통해 듣는 이를 위로하려 하기보다 위로받기를 원하는 존재 그 자체라는 그들의 표현은 오히려 신선하게 들린다. 그런 그들의 가사는 살펴보면 솔직하다 못해 찌질해 보이기까지 하다. '외롭고 헛헛해 요즘 나 가슴 한 켠이 간지러워 청승이라 눈 흘겨도 좋아 꼭 그게 나야'(4번 트랙 "밤"중) 이런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공감이 간다. 총7트랙으로 된 이번 앨범은 그들의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애절하진 않지만 이내 가슴이 아려온다. 슬프진 않지만 쌉싸름하다. 화려하기보단 소박한, 우리의 청춘이야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