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스펙트럼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프로듀서 FIRST AID와 가슴을 관통하는 목소리의 홍효진의 프로젝트 'Room306' [Tomorrow]
이별 후의 그리움과 새로운 만남의 기대감을 담은 'Tomorrow'
19세 프로듀서 Bacty의 Future R&B 리믹스 수록
'Room306'이 결성된 건 FIRST AID(허민)와 보컬리스트 홍효진이 만나면서부터다. 이미 FIRST AID와 Pause Cuts라는 솔로 프로젝트로 방대한 스펙트럼의 곡을 발표해 온 허민은 보컬리스트와 함께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다. 그 중 하나는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한 WAUKN(권승근)과 함께 하는 F.W.D.다. 권승근의 입대로 함께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진 않았지만 그사이 작업한 곡을 모아 [Air]를 발표했고 2015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댄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F.W.D.의 음악과 달리 Room306은 여성의 관점에서 사랑의 미묘한 감정과 측면을 표현한다. 노이즈와 신시사이저, 둔탁한 톤의 타악기와 어쿠스틱 악기로 구성된 퍼스트 에이드의 사운드는 애간장을 태우듯이 섬세하다. 여기에 두렵지만 돌려 말하지 않는 홍효진의 노래가 들린다. "내일이 되면 당신이 몇 년 전에 나에게 준 벽을 오르며, 행복해하겠지요. 내일이 되면 몇 번이나 지나쳐간 비행기를 타고 좋아라 할 거에요. 하지만... 어쩐지 영원히 잠들고 싶은 마음이네요."
[Tomorrow]는 1년 전 FIRST AID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공개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은 곡이다. 호주의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Chet Faker가 하트를 누르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별 후의 감정은 단순히 마음이 아프다 라고 이야기하기엔 생각보다 복잡하다. 상대를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마음도 들지만 동시에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든다. 이러한 복잡한 마음 뒤에 밀려오는 허무감까지. "Tomorrow"는 내일에 대한 기대감과 회의, 허무함이 공존하는 상태를 알 듯 말 듯한 비유로 풀어낸 가볍지만 무거운 곡이다. "Tomorrow"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건 이런 이별 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싱글의 B-side로는 Bacty의 리믹스가 실렸다. 아직 19세 밖에 되지 않은 이 젊은 프로듀서는 신비로운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보컬의 피치를 높이고 낮추며 "Tomorrow"를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빌드업-드롭 후 곡의 흐름을 바꾸는 리듬과 신시사이저 레이어는 리믹스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곡의 하이라이트다. 현재 Bacty는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싱글 "X&Y"를 발표하고 현재 EP 발매를 앞두고 있다.
Room306의 라이브에서는 이 곡을 Room306 B Studio라 이름 붙여진 밴드와 함께 새로 편곡한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 Room306 B Studio는 방을 벗어나 관객과 직접 만나고 호흡하기 위한 Room306의 또 다른 프로젝트로, 홍효진 (보컬), 이정윤 (타악기), 유은주 (키보드), 김주민 (기타), 퍼스트 에이드(베이스) 5인의 멤버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의 공연에서는 전자음악에 가까웠던 원곡의 무거운 편곡을 재즈-팝으로 다시 편곡해 연주한다. "Tomorrow"같은 경우 라이브에서 무대의 분위기에 따라 팝 버전과 보사노바 버전을 번갈아 가며 부른다. 원곡과 전혀 다른 뉘앙스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건 룸306의 음악이 좋은 팝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직 라이브 횟수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본기와 실력으로 2015년 9월 헬로루키와 제 12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오프밴드에 선정되는 등 벌써 평론가와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Room306이 정식으로 발표한 곡은 영기획 3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3 Little Wacks]에 수록된 "Enlighten Me"와 이번에 발매하는 싱글 "Tomorrow"뿐이지만 벌써 앨범 한 장 분량의 곡을 완성하고 새로운 곡을 만들고 있다. 완성된 곡을 아직 발매하지 않는 까닭은 F.W.D.의 [Air]에서 호흡을 맞춘 비주얼 아티스트 김호빈이 함께 하기 위함이다. [Tomorrow] 싱글 커버를 제작하기 위해 19개의 시안을 완성한 김호빈은 아트워크와 영상, 머천다이즈를 통해 Room306의 음악 세계를 시각의 영역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뉘앙스의 음원과 라이브 그리고 이를 확장하는 비주얼까지. 아무래도 앞으로 306호에서 크고 섬세하며 아름다운 사건이 계속 일어날 듯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