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프로듀서란 아티스트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많은 앨범 작업에 참여하다 보니 때로는 스스로 한 말이 공허하게도 일에만 급급했던 적이 적지 않다. 이 앨범의 프로듀서로서 나의 기여는 단 두 가지에 불과 하다.
첫째는 처음에 선곡해 온 곡들 중 아티스트 본인의 곡을 제외한 모든 외부 작곡가의 곡들을 냉정하게 내쳐버린 것이고, 둘째는 아티스트와 그의 곡을 더 사랑하게 된 것 뿐이다.
예술은 주로 두 가지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차곡차곡 무언가를 더해가며 작품을 완성해 가거나, 잘라내고 덜어내며 완성해 가는 것이다. 주로 음악 작업은 전자의 방식을 따르기 마련이다. 악기 연주를 녹음하고 거기에 노래를 입히고 코러스를 더하고 음향효과를 쌓아간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반대의 방식을 따랐다. 깍아내고 덜어내고 비워내며 이 음반을 만들어 갔다. 이는 말하자면, 목수의 방식이다. 예수 그리스도, 나의 주인은 목수셨다. 나와 이관욱 목사 역시 목수 닮은 목사의 태도로 이 앨범을 빚어냈다. 음악도, 욕심도 더하기보다 덜어내려 애썼다. 그리고 비로소 우리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배우게 되었다.
함춘호, 권병호, 신석철, 임선호, 최훈, 안병규, 유성준, 이재경, 김유화, 조윤주, 강소정, 이하정, 장규빈...
오랫동안 나무로 만든 악기를 다뤄온 장인들의 손길은 곳곳에 투박하고 또 섬세하다. 그리하여 이 앨범은 진정한 의미의 ‘나무로 만든 예배’다.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노래들이 만들어졌다. 이 음반을 듣고 있노라면, 새벽 미명 예배당 마루에 엎드린 한 사람이 보인다. 부르짖기보다 그 분의 음성에 고요히 귀 기울이는 한 사람. 이 노래들은 바로 그곳으로부터 길어낸 노래들이다.
이 생수 같은 노래를 여러분께 전달할 수 있어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기쁘다.
Producer 민호기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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