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야기에 충실한, 담백하고도 밀도 높은 긱스 루이의 정규 앨범 [황문섭]
앨범은 프로덕션 측면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앨범은 과거 2000년대 초, 중반 사운드가 연상되는 곡부터 최근의 흐름을 읽어낸 곡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결을 찌른다. 그러나 그 다양한 결에는 뚜렷한 통일성과 일관된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는 사운드 소스에 대한 이해와 각 트랙이 가진 속성 간의 연결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트렌드부터 코어한 부분까지 잘 이어나갔다는 점에서 루이라는 프로듀서의 역량과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로서의 존재감은 둘 다 잘 드러나 있다. 게다가 앨범은 서로 다른 프로듀서가 작업했다. High Flies부터 Grene Man, Big Pie, Curtis F, Snzowave, 송민규, Deletis, Dakshood 등 여러 프로듀서가 한, 두 곡씩을 맡아 작업한 셈이다. 자칫하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이 흐려질 수 있으나, 서로 다른 프로듀서가 작업했음에도 이 정도의 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루이라는 프로듀서가 전체적인 그림을 잘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앨범 제목이 [황문섭]이라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드러내면서도 자부심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만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20대 중반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때로는 성숙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때로는 패기 있게 비유나 이야기를 가져온다. 특정 연령대나 세대를 일반화할 생각은 없지만, 그 생각의 선이나 정도가 많은 또래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가 가진 생각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자기 철학이 강하게 담긴 몇 라인에서는 반발의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 정도로 뚜렷한 주장을 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요즘 같아서는 하나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황문섭]은 왜 루이가 지금 특별한지를 말해주는 증거이자 그의 현재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다.
블럭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