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봄에 보내는 위로, '마리슈' [Your Name]
말랑말랑, 두근두근. 봄에 듣기에 좋은 노래의 분위기로 흔히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마리슈'의 이번 앨범에 그 말을 적용해 보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얼핏 들으면 봄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분위기인 듯 하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어딘가 쓸쓸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노래들. 홍대 클럽 공연 등으로 그 내실을 다져오고 있는 혼성 3인조 밴드 '마리슈'의 새로운 미니 앨범 [Your Name]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설레는 봄, 이들의 노래는 사랑의 행복함보다는 불안함에 대해 말하고, 때로는 담담하게 이별을 이야기하고 그 이별을 추억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다. 수록곡 "러블리"는 사랑하는 이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 섞인 고백의 노래이고, '4월의 소나기'라는 뜻의 "April Shower"는 4월에 만나 몇 년 후 다시 4월에 이별한 후 느끼는 그리움과 불편한 설렘에 대해 이야기하며, '흔한 이름'은 흔한 이름을 가진 그녀를 그리워하는 이별 후의 독백이다. 쓸쓸한 노랫말들은 소박한 멜로디와 만나며 담담하지만 힘있는 울림을 준다. '마리슈'는 말한다. 모두가 행복한 봄일 필요는 없다고, "봄, 사랑, 벚꽃 말고"도 이 봄 그대와 나눌 이야기는 많다고. '마리슈'가 전하는 작고 달콤한, 봄날의 담담한 위로의 노래에 귀 기울여 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