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이 이끌고 타블로가 미는 실력파 뮤지션 솔튼페이퍼
에픽하이 제4의 멤버라고 불리었던 MYK의 프로젝트 앨범
솔튼페이퍼(SALTNPAPER) 미니앨범 [SALTNPAPER Mini Album] 4/16발매
다양한 소리들이 수두룩한 내 플레이리스트가 '솔튼페이퍼'의 음악으로 넘어가는 순간, 발걸음이 느려진다. 매일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여유와 그 속에 있어야 할 나를 알려주는 노래들이다. 좋다. - 타블로가 말하는 '솔튼페이퍼'
신인답지 않은 담담함이 돋보이는 솔튼페이퍼의 보컬과 연주,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를 정교하게 허물어버린 앨범! - 윤상( 뮤지션, 병약한 인텔리)이 말하는 '솔튼페이퍼'
지나온 시간을 추억하게 하는, 마치 선선한 바람같은 느낌의 음악. 이제 첫 앨범을 발표하는 뮤지션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그가 만들어낸 사운드스케이프 안엔 소리를 시각적으로 바꿔주는 매력이 가득한 듯 하다. 이어폰을 꽂고 거리를 거닐며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Nell 김종완이 말하는 '솔튼페이퍼'
MYK = 솔튼페이퍼
몇 번의 공연만으로 음악팬들 사이에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는 SALTNPAPER는 에픽하이 제 4의 멤버라고 불리었던 MYK의 프로젝트앨범이다. 힙합씬에서 래퍼로서의 기량과 퍼포먼스를 높이 인정받았던 그는 놀랍게도 자연과 아날로그 감성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나타났다.그는 이번 앨범에서 원맨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프로듀스, 기타, 건반, 스크래치와 모든 노래의 작편곡을 스스로 해내는 저력을 발휘하였는데 그의 데모를 들은 이승환이 단박에 계약을 요청할 정도로 전혀 새롭고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힙합과 포크, 락을 아우르는 독특한 뮤지션이라 하겠다.
섬세하면서 여린 보이스 하지만 랩퍼로서의 장점을 살려 어떤 노래에서든 그 만의 그루브함을 잃지 않으며 라이브 무대에서는 스튜디오와는 또 다른 느낌의 파워에서도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보컬리스트이기도 하다. 2013년 가장 주목받아야 할 뮤지션, MYK의 SALTNPAPER는 새로운 청량감과 따뜻함을 전해주며 음악팬들의 기호와 기대 모두를 충족시켜줄 것이라 예상된다.
솔튼페이퍼(Salt`N Paper) [Salt`N Paper First] (2013)
솜씨 있는 뮤지션은 전형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바탕 위에서, 차이를 전제한 접속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긴다. MYK(본명 김윤민)가 주인공인 원 맨 밴드 솔튼페이퍼(Salt’N Paper)가 그런 경우다. 표면적으로 보면, 본작 [Salt’N Paper First]에서 솔튼페이퍼는 위험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힙합 뮤지션이 모던 록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변신'을 일궈냈다는 문구부터가 누군가에게는 데자부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각 장르간의 경계가 무화된 지 오래인 지금, '힙합과 모던 록' 사이의 간극만으로 설득력을 확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장르 간의 접속이 우점종인 한 장르에 의한 다른 장르의 흡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장르 간의 소통이 절실할수록 더욱 절실하게 각 장르의 자율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솔튼 페이퍼는 이걸 아주 잘하는 뮤지션이다. 바로 이 앨범, [Salt`N Paper First]가 증명한다.
더 나아가, 이 음반을 두고 장르의 잣대를 들먹이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건 그냥 김윤민, MYK, 혹은 솔튼 페이퍼라는 싱어 송라이터가 창조해낸 '자기 음악'이다. 약간의 힙합, 모던 록적인 뉘앙스, 포크적인 감성이 뒤섞여 있지만, 그것들이 모두 제 자리에 안착해 하나의 세계를 일궈낸다. 그런데 힙합과 모던 록, 포크라니, 누군가는 전형적이라고 타박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진정으로 솜씨 있는 뮤지션은 전형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것을 통해, 볼트 높은 설득력을 뽑아내는데 주력한다.
앨범에서 솔튼 페이퍼는 수직으로 옥타브를 장악하기보다는 수평으로 넓어지는 방법론을 통해 더욱 자유로운 표현법을 일궈낸다. 뭐랄까. '은은하면서도 완강한' 음악이라고 해야 할까. 아날로그적인 기타 연주와 스트링 편곡을 통해 우아하게 쓸쓸한 어떤 풍경을 완성하는 첫 곡 "After The Wreckage"을 시작으로 스크래치와 루핑, 아르페지오 기타를 오가며 몽환적으로 노래하는 "Field Day", 다이내믹한 진행이 돋보이는 모던 록 "모자" 등, 초반부만 들어봐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콜드플레이(Coldplay)를 연상케 하는 ‘모자’에 대중적 환호가 몰리지 않을까 예상된다. 본래 이 곡은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만 이뤄져 있었는데, 몇 번의 수정 끝에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는 최종 버전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간단하게, 편곡의 승리다. 라이브 때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낸다는 "Heart Storm" 역시 만족스럽다. 후반부의 몰아치는 파트가 특히 인상적이다. 또한 음의 고저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그 빈자리를 능란한 리듬 변주로 훌륭하게 대체해냈다. 본작이 수직으로 옥타브를 장악하는 것이 아닌, '수평으로 넓어지는 방법론'을 취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장엄한 발성이나 초절기교 없이도 솔튼 페이퍼는 썩 괜찮은 보컬리스트다. 특출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곡이 지닌 감성을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어지는 발라드 곡 "Home"와 "Autumn"이 이를 증명한다. 따스하지만 텅 비어있는 듯 들리는 이 두 곡에서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매력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더불어, 장악한 것을 구조화하려는 집념을 내려놓고 미지의 것에 소리를 방기하고 맡기는 여유마저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Lovestrong"에서는 동료이자 친구라 할 타블로가 참여해서 화제성을 높였는데,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리프 위로 흐르는 랩과 보컬을 시작으로 여러 효과음이 중첩되며 서서히 고조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두 절친이 완성한 ‘사랑 찬가’, ‘인생 응원가’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밀란 쿤테라의 말을 조금 바꿔 빌리자면, "진짜 음악가는 낭만성의 덫에서 벗어날 때 탄생한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무조건적인 긍정으로 채색된 낭만이 아닌, 엇갈림과 사무침을 경험한 자만이 써낼 수 있는 '서정성' 같은 것이 본작 [Salt’N Paper]에는 스며들어있다. 어스름녘의 착잡함을 견뎌낼 줄 알고, 삶과 세계를 향한 난해하고 생경한 비판이 아니라 담백한 성찰 같은 것을 할 줄 아는 나이가 되면 비로소 만들 수 있는 음악. 지금 당장의 강렬함은 없지만,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이 앨범을 듣게 될 것 같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