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 거쳐야하는 곳, 마지막 준비를 하는 공간.
꾸밈없는 사운드를 담는 밴드 O.O.O 싱글 [CLOSET]
사실, 사람들은 자신을 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으려 스스로를 다잡고,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믿어온 시간들은 의외로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니까.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순간들이 생경할 것이다. 음 조금은 그렇게해도 괜찮지 않을까. 꼭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내가 그럴 줄은 몰랐는데 불현듯.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나는 괜찮았고, 어느 빈 자리에서 널 잊고 있었는지도.
이번 싱글은 지난 1월에 발매한 EP [HOME]과 다음에 발매 예정인 또 다른 앨범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앨범이다. 자리로부터 떠나온 밴드인 O.O.O가 [HOME]에서 다음 장소로 떠나기 전 거쳐야하는 곳, 마지막 준비를 하는 공간인 [CLOSET]으로 앨범 제목을 결정했다. 이 철저히 독립된, 개인의 것 [CLOSET]에 O.O.O 멤버 네 명이 만든 꾸밈없는 사운드를 담았다. 타이틀곡 ‘빈’은 함께했던 빈자리에서 이제는 너를 떠올리지 않더라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가성현이 쓰는 가사의 서사성을 느낄 수 있다. 후반부로 갈 수록 풍성해지는 밴드 사운드와 기타 솔로가 매력적이다. EP [HOME]의 ‘아침’의 모태가 된 수록곡 ‘지난, 아침’은 쓸데 없이 경쾌하고 희망찬 기상송같은 곡이다. 가사 “괜찮네”와 빈티지한 기타 리프가 담긴 인트로가 핵심이다. ‘빈’과 ‘지난, 아침’은 다른 색깔을 가졌지만, 정서적으로는 하나의 선을 그리고 있는데 여기에 주목해 듣는다면 앨범을 듣는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O.O.O의 싱글 [CLOSET]은 파스텔뮤직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참깨와 솜사탕 X 일러스트레이터 섭섭(SUBSUB), 스트레이 X 일러스트레이터 Zipcy(집시)에 이어 Neuj로 알려진 사진작가 전윤영이 O.O.O와의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했다. 한정반으로 출시되는 이 앨범엔 전윤영 작가가 작업한 화보집과 함께 미공개 concept video가 함께 수록될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