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항상 양심없는 미친놈들이 바꾼다. [ 저수지의 딸들 ] 첫 EP
1996년 쿠앤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저수지의 개들에서는 6명의 프로 갱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주인공 급이라 할 수 있는 미스터 블론드역에 배우는 이런 대사를 한다. "그만 짖고 와서 물어봐..." 그리고 그는 그 일대를 피바다로 만든다. 터프하다. 뭐라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남성적인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이 영화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은 6명은 2014년 8월15일 멤버 영심이의 자취방에 모여 팀 이름을 짖는다. 사람들을 궁금하게 하고 싶다. 강한 임팩트를 주고 싶다. 그리고, 묘하게 설레게 만들고 싶다. 그리하여 [저수지의 딸들] 이 탄생했다. 14년 12월 첫 번째 싱글이었던 [벨튀] 와 3개월 후 발표했던 [왜빨개져] 는 팀이 가지고 있는 여러 색깔 중 마음속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는 풋풋한 짝사랑의 기억을 끄집어 내어 섞어본 가장 밝은 색깔이었다. 비쥬얼이 형편없으니 음악으로 여성팬을 확보하고자 했던 리더 영심이의 계략이었다. 결과는 So So 두장의 싱글에 반해 남성적이고 파괴적인 색깔을 원했던 다른 멤버들은 강력한 독재자인 리더 영심이의 의견에 반기를 들 수 없어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했고, 그렇게 5개월이 지나 처음 다같이 모여 영화 "저수지의 개들" 을 봤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강렬하고 터프하디 터프한 색깔을 선보이게 되었다. 타이틀곡 "저.빠.들" 은 저수지에 빠진 사람들에 준말로, 밴드 저수지의 딸들 의 무대를 본 순간부터 우리에게 "빠지게 될거야" 하는 일종의 알림 메세지이다.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침 흘리고 놀걸, 까무러치고 말걸, 타드러가고 말걸 목마른목은" 라고 한다. 마치 예언자처럼.. 가사와 멜로디 만큼이나 이 노래를 더욱 중독성 있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리프이다.리프를 만든 베이시스트 "워싱턴D.C" 는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 신의 계시를 받은 것 마냥 갑자기 이 리프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나서 그는 태연히 잠을 청했다. 터프하다.. "저.빠.들" 이야말로 저수지의 딸들이 갖고 있는 색깔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노래임은 틀림없다. 아무것도 아닌 나란 남자를 만나기 위해 항상 달려오다 넘어지는 덜렁이 내 여자친구. 화려하진 않지만 초라하지도 않은 [넘어져요] 는 이 세상 모든 덜렁이 여자친구를 위해 만들어졌다. 남자는 그런 덜렁이를 위해 오늘도 대일밴드를 챙겼다. 그리고 덜 마른 머리카락과 한참을 옷장 앞에서 고민했을 여자친구를 마주했을 때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는다. 그리고 그런 덜렁이에게 말해준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눈부시네요." 리더 영심이의 자전적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아마 세상에 많은 남녀가 설레는 사랑을 해봤다면 기필코 겪었을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듣는다면 풋풋했던 과거 혹은 지금을 달래주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페티쉬'숭배를 일으킬 수 있는 물건 혹은 부분' [누나발톱] 물마시는 남자에 목젖만 보면 환장하는 여자, 여자의 쇄골 또는 발목에 흥분하는 남자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그리고 남몰래 흥분한다. 그러나 '영심이'는 정의했다. 그 중 TOP은 '발톱' 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학창시절 날 설레게했던 비키니 누나들이다. 현대 사회는 표현의 사회이다. 감추는 것은 뭔가 음흉한 것이고, 표현하는 순간 Cool 해 보인다. '저수지의 딸들' 은 꼭 발톱성애자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성적판타지를 센스있게 표현하는 멋쟁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누나발톱] 을 만들었다. 얄궂지만 더럽지않은, 집요하지만 집착하지않는 가사가 듣는이의 취향에 어떻게 녹아들지 기대해본다. "혹시 내가 개같아도 오해하지마요, 킁킁거릴 나를안아 쓰다듬어 줘요" 이렇듯 각기다른 음악을 통해 [저수지의 딸들] 의 색깔을 만들어보고싶었다. 딸들은 사막의 오아시스 처럼 목마른 이들에게 갈증을 해소해 줄 수있는 무언가가 되고싶었다. 그래서 무색의 저수지에 눈을 현혹시키고 마음을 빼앗을만한 물감들을 천천히 풀어내게 되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자, 그럼 이제 저수지에 빠질 시간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