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세상에 선 청춘의 자화상
마치킹스는 2003년 결성된 대구의 인디록 밴드이다. 처음에는 대학교 동창생인 김재호, 정성훈, 배상민 이렇게 3인조로 활동을 시작했다. 8-90년대 국내 가요와 해외 인디록을 동시에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의기투합했다. 다들 20대 초반이고 청춘이었다. 이들은 대구를 기반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함께 고민했던 청춘의 얘기들을 음악으로 담았다. 2007년과 2011년 두 번에 걸쳐 자체제작 EP를 발표했다. 첫 정규앨범을 작업한 건 서른 살이 될 무렵이었다. 밴드는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여 데뷔앨범을 준비했다. 여느 밴드의 첫 앨범과 마찬가지로 기대와 포부 속에 녹음을 마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멤버가 개인사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작이 된 마치킹스의 데뷔 앨범 [Vivid Night]은 1년 뒤인 2014년 조용히 발매되었다.
1집 발매 후 깊은 허무함에 빠져있던 밴드는 송재돈, 하이수의 합류로 비로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고 일종의 의식처럼 꾸준하고 차분하게 곡 작업을 이어나갔다. 가장 무력한 순간을 담은 “현기증”과 가장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은 “사랑이 흐른다”가 먼저 작업되었고, 이후 나머지 곡들을 써가며 완성한 2집은 지난 2년 간 밴드가 무력감과 상실감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의 기록이 되었다. 내면의 괴로움을 들여다보며 쓴 곡들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밴드는 역설적으로 숨겨져 있던 에너지를 되찾게 되었고, 앨범이 완성되는 순간 봄이 찾아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밝고 따뜻한 기운 속에서 완성된 새로운 앨범의 제목은 [Spring Will Come]이다.
마치킹스의 2집 [Spring Will Come]은 청춘의 환희와 슬픔을 함께 지나온 동료들의 후일담이다. 8분이 넘는 러닝타임의 어지러운 고독과 떠난 친구에 대한 레퀴엠인 “현기증”으로 시작한 앨범은 계절이 바뀌어 찾아온 봄의 불안함을 노래하고(“봄의 실루엣”) 죄책감을 토로하기도(“길 위에서”) 한다. 하지만 무기력함 속에서도 욕망이 올라오고(“그대로 돌아서서”) 온기와 구원을 찾고(“오랜 멜로디”) 사랑의 본질적인 느낌을 맞이해 무력함을 벗어나 진정한 봄을 만끽하는 순간이 온다(“사랑이 흐른다”). 이렇게 마치킹스의 2집 [Spring Will Come]은 무기력한 세상에 서서 낭만을 지키고 희망을 찾아가는 청춘의 자화상이 되었다.
이 음반은 광주음악창작소의 피크뮤직 스튜디오에서 이틀에 걸쳐 합주녹음으로 진행했고, 머쉬룸 레코딩의 천학주 엔지니어가 믹싱을, 플로트사운드의 김상혁 엔지니어가 마스터링을, 스튜디오 고민에서 디자인을 맡아 완성되었다.
The March Kings
김재호(보컬, 기타)
하이수(기타)
송재돈(베이스, 코러스)
정성훈(드럼)
Discography
1집 Vivid Night (2014)
2집 Spring Will Come (2016)
V.A 클럽 헤비 20주년 기념앨범 (2016) – “오랜 멜로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