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비참한 세상도 끝내 아름답기를 세인의 정규 1집 [SPIRAL]
스파이럴. 소용돌이 또는 나선. 주로 새벽에 곡을 만들곤 한다는 세인(Seine)에게는 비로소 혼자가 되는 고독한 새벽이야말로, 일상의 감각이 모아 놓은 기억과 사유의 세계로 소용돌이처럼 빨려 들어가는 시간이었을 법하다. 그렇게 시간은 문득 [노래]가 되어 찾아 왔다가 [새벽의 자장가]가 되어 어딘가로, 누군가에게로 다시 길을 떠난다. 또한, 그 여정에서 우리는 함께 [나무인형]처럼 길 잃은 영혼이 되었다가도, 허무 속으로 잠식되지 말고 그저 [외로움은 가까이] 두자는 다짐을 하며, 다시 찾아 오고야 마는 사랑이란 이름의 불가항력의 [마차]에 올라탄다.
시곗바늘은 평면 위에서 매일 같은 숫자를 가리키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어떠한 시선도, 걸음도, 호흡도, 시작도, 끝도 결코 똑같이 반복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인은 이번 정규 1집 [SPIRAL]에 여전히 그만의 섬세한 음색과 노랫말을 담았지만, 2년 전 발표한 미니앨범 [Woods]에서의 잔잔했던 감성과는 또 다른 성찰에의 의지와 감정의 깊이를 더했다. 얼어붙은 하늘에 달빛만 덩그러니 비추는 어느 밤, 같은 곳을 맴돌지 않으려 의연히 나선으로 나아 가기로 하는 한 사람을 떠올려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