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헬로? 멋진 미소, 멋진 몸짓. 허니 베이비"
'김사월X김해원' 새 싱글 [허니 베이비]
'김사월x김해원' - "허니 베이비"
나의 작고 귀여운 악마, 사랑
'김사월'과 '김해원'. 두 사람은 언제나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노래 안에서도 앨범 안에서도, 무대 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토록 애타게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닿길 원하는 곳이 어디인지, 초점을 잃은 눈이 어디를 향하는 지가 늘 모호했다. 두 사람은 쉼 없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비밀을 털어놓고 사막을 가로질렀지만, 그 간절함이 끝내 다다른 곳이 텅 빈 허무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초조해 보였다.
누구는 그것을 관능이라 말했고, 누군가는 퇴폐적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어른의 노래라 칭하는 이들도 있었다. 흔한 사랑 노래였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사랑이 두 사람의 노래에 있었다. 속절없는 뜨거운 감정에 눈이 멀어버린 사람들이 부르는 욕망, 열정, 허무 같은 것들 것들이 끝없이 소용돌이쳤다. 극도로 제한된 사운드 스케이프가 남기고 간 텅 빈 공간을,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아버린 '김사월'과 그 비밀이 남긴 삶의 잔영에 지칠 대로 지친 '김해원'의 목소리가 번갈아 가며 채우고 또 채웠다. 2014년 첫 앨범 발매 이후 짧은 시간 동안 두 사람의 음악이 많은 이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이었다.
[허니 베이비 (Honey Baby)]는 그런 이들이 2년 여 만에 내놓은 새 싱글이다. 평소 '김사월x김해원'의 음악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제목이다. '김사월'의 묘한 하모니제이션을 지나 가벼운 왈츠 리듬으로 진행되는 노래 역시 전에 없이 엉뚱하고 사랑스럽다. 공중을 맴도는 소리는 여전히 공허하지만 어쩐지 입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고 있다. 채워달라고, 아껴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에도 장난기가 잔뜩 서려있다.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서로의 존재를 따스하게 의식하고 있는 이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기가 가득하다. 3분이 조금 넘는 작은 소품이지만, 지금까지가 아닌 지금부터의 '김사월x김해원'에 대한 힌트를 얻는데 부족함이 없다.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