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염의 순간,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안다영 밴드'의 새로운 이름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의 첫 선공개 싱글 [5:41]
우리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전에 없던 것이 이미 내가 체험했던 것 이상의 감각으로 닿는 '경험'을 선물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특정한 음악을 듣던 순간의 느낌을 기억한다. 그 날의 내 기분과 날씨, 입었던 옷의 색깔이나 마주했던 사람들과의 대화까지 복기하고 나면 그 날의 나와 새로운 내가 분리되지 않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새롭고 좋은 음악을 만나는 순간은 내가 체득해온 감각 이상의 것을 발견하는 때이기도 하다. '끝없는 잔향속에서우리는'의 음악은 어디에나 있지만 매번 존재하지 않는 이 '아름다운 화염'의 순간을 선물해주는 팀이다.
'안다영 밴드'는 금년 K-루키즈, 2016 올해의 헬로루키 등 경연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던 신인 밴드이다. 한 해를 함께 해온 이 이름을 걷어내고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이라는 새 이름을 내건 이들에게는 이제까지 쌓아온 1막 이후를 엿보고 싶게 하는 이상한 여유가 있다. 어떻게 줄여 불러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긴 이름부터 제대로 된 멘트 없이 공연으로 첫 쇼케이스의 120분을 채워내는 패기까지 말이다.
첫 EP 발매 이전 선공개를 통해 공개하는 두 곡 "푸른소매'와 "5:41"은 그간 라이브를 통해 선보였던 곡들이지만 악기 구성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라이브와 음원과의 차이를 곱씹어보는 즐거움 역시 느낄 수 있다. 라이브에서 사용하였던 일렉 기타 대신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하려는 시도, 퍼커션의 등장으로 머리 속 풍경들이 귀로 그려지는 색다름 역시 느낄 수 있다.
이들은 서로가 우연히 만나 팀을 꾸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이해받거나 설득하기 위함이 아닌 '나'와 '우리'의 만남으로서 당위성이 생기는 일을, 어쩌면 우리는 음악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글 : 두은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