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마지막 연말의 끝, 가슴을 울리는 '더필름'의 멜로디가 당신 곁을 찾아 간다.
- '더필름'이 발탁한 객원가수 '#안녕'과 함께 작업한 멜로디 "하나(Hana)"
- 작사, 작곡, 피아노, 키보드, 프로그래밍까지 한 땀 한 땀 '더필름'의 정성이 들어가있는 의미 있는 곡.
이 노래는 아주 오래 전에 작곡한 곡입니다. 처음 이 곡을 썼을 땐, 누군가의 이름을 감추기 위해 곡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노래 속에 나만 아는 암호처럼 그 사람의 이름을 심으려고 부단히도 애를 썼고, 어쩌다 보니 그 사람의 이름에 'ㄴ' 받침을 빼면 사람들이 숫자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 가사를 의미 있게 완성했습니다.
스물 한 살, 어리숙한 시절에 만든 곡은 빠르게 녹음되어 그 사람에게 전송되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목적을 채운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답이 얼마나 뻔한지 배우던 날들. 그 때 사랑을 다시 배웠습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상우와 은수의 감정처럼 혼란스럽던 시간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 땐 마치 세상이 다 끝난 것만 같았습니다.
이 노래는 그 서툴던 시절 쓴 노래 중 유독 제가 아끼는 곡입니다. 이 노래가 알려지지 않았음을 아쉬워했고, 언젠가 다시 한 번 녹음하길 소망했습니다. 이 노래에는 그런,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저만의 사소한 개인적 이유가 들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녀를 다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심야 라디오에 출연한 제 목소리를 듣고 문득 궁금해져 연락이 온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저는 피천득 선생님의 그 유명한 글귀를 떠올렸습니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감정이었습니다. 다시 본 순간, 많은 감정이 스쳤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몇 날 밤을 울었는지, 왜 그런 구구절절한 가사를 썼는지, 솔직히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노래를 들으면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얼굴이 화끈거린 기억만 납니다.
사랑이란 무릇 그런 감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규정할 수 없는 이유로 자기도 주체 할 수 없는 감정에서 터져 나오는 내가 나를 못 이기는 감정들. 힘들어 하던 날들은 아련히 공허해졌지만, 저는 아직도 그 돌아갈 수 없는 스물 한 살이 그립습니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나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노래를 시켜보았습니다. 왠지 감정이 옅어져서 제가 부르기엔 예전만 못할 것 같고,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노래하는 친구에게 이 노래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를 열심히 설명해 주었답니다.
부끄럽지만 제 스물 한 살 당시의 목소리도 보너스 트랙에 넣어 두었습니다. 데모이기 때문에 음질도 조악하고, 노래도 모르지만 이 곡이 막 완성되던 그 순간이 담겨있습니다. 가수보다 더 돌아가고 싶은 풋풋한 시절이 들어있습니다. 재밌게 들어주세요.
그립습니다. 모든 사랑했던 날들이.
시간이 너무나 빠릅니다.
2016년 연말의 끝에서, 더필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