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파라솔', 정규 2집 [아무것도 아닌 사람] 발매
2014년 첫 데뷔 EP를 선보이고 이듬해 바로 정규 1집 [언젠가 그날이 오면]을 발표했던 '파라솔'이 약 2년 만에 새로운 정규 2집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발매한다. 데뷔 EP [파라솔]에서는 '드라이브', '판'과 같이 리프가 돋보이는 강렬한 싸이키델릭 록을 표방했다면 정규 1집에서는 타이틀곡이었던 '너의 자세'나 1집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언젠가 그날이 오면'과 같은 파라솔만의 단순하면서도 절제미가 느껴지는 발라드를 통해 주목받았다. 이후 파라솔은 정규 2집을 준비하는 동안 2개의 싱글 [베개와 천장]과 [멀어진 축제]를 발표하였고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보다 팝적이고 멜로디 감각이 돋보이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파라솔의 2집은 이같이 자연스러운 변화의 흐름을 따르면서도 지금까지 발표된 파라솔의 음악 스타일을 총망라하고 있다.
앨범의 첫 번째 곡인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1집의 '친구'나 EP의 '마침'에서 들을 수 있었던 독특하고 변칙적인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보다 서정적이고 유려해졌다. 두 번째 곡 "우물가의 남자"는 1집의 '부러진 의자에 앉아서'와 같이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전보다 더 직접적인 묘사를 사용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2집 타이틀곡 중 하나인’경마장 가는 길’은 파라솔의 오래된 모습과 새로운 모습이 가장 잘 공존하고 있는 트랙이다. 반복되는 베이스 리프로 시작되어 드라마틱한 멜로디 라인의 후렴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 노래는 파라솔의 팝적인 센스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번 2집에 수록된 "등산 동아리"와 "마피아"에서는 지금까지 전기기타, 드럼, 베이스 이외의 악기 사용을 지양해왔던 것과 달리 통기타와 키보드를 사용한 편곡을 시도함으로써 앞으로 변해나갈 파라솔의 새로운 모습 역시 엿볼 수 있게 한다. 이 외에도 "베개와 천장", "멀어진 축제"는 이번 앨범에 수록하기 위하여 재녹음, 재믹싱, 재마스터링을 거쳐서 예전과는 달라진 사운드로 들어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집 발매와 함께 곧장 3집 작업에 돌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 파라솔은 현재 한국의 인디씬에서 가장 의욕적이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며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되는 밴드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