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STAGE. 자신만의 소리를 가진 프로듀서 '코드쿤스트' [온스테이지 344번째 코드쿤스트]
Novel.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신기한.' 코드쿤스트의 첫 앨범 제목 [Novel]은 이런 사전적 정의를 가져다 쓰기에 충분히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힙합'이란 말을 들을 때 흔히 떠올리는 관습적인 여러 이미지들 대신에 [Novel]에는 어둡고 침잠하는 무드가 가득했다. 이는 '코드쿤스트'의 정체성이 됐다. 흔하고 익숙한 유형이 아닌 탓에 [Novel]은 그리 많이 얘기되지 못했지만 몇몇 귀 밝은 이들에게 '발견'의 기쁨을 줬다. 앨범의 발견이며 동시에 훌륭한 프로듀서의 발견이기도 했다.
한 장의 EP와 석 장의 앨범. '코드쿤스트'를 믿음직스럽게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왔다. '코드쿤스트'란 이름도 더 유명해졌다. 동료 음악가들 사이에서 그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비트 메이커였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앨범에 내로라하는 한국의 래퍼들을 참여시킬 수 있었다. 석 장의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면면은 '코드쿤스트'가 쌓아온 신뢰의 결과였다. 미국의 유명 래퍼 조이 배드애스(Joey Bada$$)와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도 탁월한 그의 재능 때문이었다.
이런 행보는 하이그라운드(HIGHGRND)와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YG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이 레이블은 지금 한국 대중음악 씬에서 가장 감각적인 음악가들을 계속해서 영입하고 있다. '코드쿤스트'도 그 감각적인 음악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탁한 질감으로 표현할 만한 드럼 소리와 신스를 통해 연출해내는 몽환적인 이미지는 '코드쿤스트'가 찍는 인장이었다. 하이그라운드에서도 이 점을 높이 사며 '코드쿤스트'만의 독자적인 사운드를 더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올 3월에 나온 세 번째 앨범 [MUGGLES' MANSION]의 참여진은 더 화려했다. 그동안 늘 함께해온 화지, 씨잼, 넉살, 비와이, Ugly Duck 같은 래퍼들뿐 아니라 하이그라운드란 배경을 업고 이하이와 오혁(혁오), 펀치넬로, 콜드(오프온오프), 카더가든처럼 새로운 장르의 음악가들과도 작업할 수 있었다. '코드쿤스트'는 이 개성 넘치는 음악가들을 데리고 본래의 모습을 살리면서도 그 개성을 자신만의 어두운 무드 속에 녹여냈다.
온스테이지에선 화지와 저스디스, 카더가든이 함께한다. 화지와 저스디스는 작년 가장 훌륭한 앨범을 발표한 래퍼들이었다. 의례적인 상찬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화지의 [ZISSOU]와 저스디스의 [2 MANY HOMES 4 1 KID]는 2016년 최고 힙합 앨범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코드쿤스트' 곁에는 늘 이런 훌륭한 음악가들이 있다. 화지와 저스디스는 라이브의 매력을 살리며 오후의 옥상과 거실을 랩으로 채운다.
카더가든 같은 다른 장르의 음악가 역시 힙합 또는 알앤비를 넘어 앰비언트나 일렉트로닉의 영역으로까지 넓혀나가는 '코드쿤스트'의 어두운 정서와 만나면서 또 다른 이미지의 세계를 그려낸다. '코드쿤스트'는 굳이 과하게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묵묵히 비트를 만들고 옆에서 키보드와 패드로 사운드를 완성한다. 영상이 펼쳐지는 배경은 탁월하다. 흔한 도시의 한 공간처럼 보이면서도 옥상은 독립된 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외떨어진 공간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