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코스티' 싱글 [너라서]
'빌리어코스티' [너라서]. 감상평을 부탁받고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청춘'이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인트로에서 펼쳐지는 청량한 리프와 상쾌한 리듬이 흡사 90년대 TV드라마 '파일럿'이나 '질투'를 연상케 하며 '청춘'과 '얄개'로 대변되는 '하이틴'의 그 무언가가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폭풍 같은 인트로가 끝나고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시치미를 떼고 등장하는 '빌리어코스티'의 첫 소절.
'공기반 소리반'을 표방하는 특유의 감성적이고 여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많은 여성 팬들이 그의 숨소리에 잠 못 이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일까. 갈수록 산소와 질소, 아르곤, 헬륨 등의 비중이 높아져 이제는 숨소리인지 노래인지 모를 그의 '공기반 공기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감성적인데다가 섹시한데 그걸 나는 몰라' 라고 말하는 듯 하여 잠시 음악을 정지하였다. 화가 났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좋아하고 남자들은 꼴보기 싫어하는 딱 그 지점 이었다. 하지만 그걸 상쇄 시킬만큼 유려한 멜로디에 분노를 뒤로하고 다시금 음악에 빠져 들었다.
설레는 분위기와 예쁜 가사.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 정도의 파릇파릇한 verse에 내 마음은 녹아 내렸고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당탕 소리와 함께 후렴이 시작 되었다.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의 멜로디와 반주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매우 신났다. 그리고 신명나게 연주하는 밴드의 연주자 '권혁호' ,'박종득', '김지용', '송희란' 등의 얼굴이 떠올랐고 갑자기 그들의 노고가 생각나 가슴 한켠이 찡했지만.. 내가 알 바는 아닌것 같았다. 그만큼 멋진 연주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왠지 청바지와 청남방을 입고 불러야 할 것만 같은 청춘의 음악은 어느덧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고 이미 내 몸은 흥겨운 리듬속에서 볼썽사나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가까이 가까이'라는 가사와 함께 터지는 bridge 구간의 감동 속에서 '가까이'라는 가사를 핑계로 관객석을 향해 가까이 뛰쳐 나가는 '빌리어코스티'가 생각나서 잠시 또 음악을 정지 하였다.
화가 났기 때문이다. 이 인간은 공연 때 자꾸 여자 관객들에가 다가가고 스킨십을 하며 끼를 부린다. 물론 여자관객들은 좋아한다. 하지만 공연 쉬는시간에 여자친구를 따라온 소수의 남자 팬들이 공연장 뒤 담벼락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쓸쓸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알길 바라며, 그의 끼와 팬서비스는 오는 6월에 시작되는 단독공연을 비롯한 콘서트에서만 확인 할 수 있음을 예의상 알린다.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금 시작된 음악은 '빌리어코스티'의 강렬한 고음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였다. '내 가창력 봐라!'라는 듯한 고음에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마음이 위축 되었고 잠시 잔잔한 분위기로 숨을 돌리는 듯 하더니 마지막 후렴의 불꽃을 태우며 화려한 엔딩을 장식하였다. 감성적인 발라드뿐만 아니라 열정적이고 경쾌한 락까지 멋지게 소화해내는것을 보며, 싱어송라이터뿐만 아니라 기타리스트로서도 훌륭한 재능을 보여주는것이 놀라웠다.
'빌리어코스티' "너라서".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상대방 때문에 나의 많은 것이 변해가는것을 느낀다. 열정과 행복, 고마움이 담긴 이 노래를 들으며 그 옛날의 순수한 시절이 떠오른다.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변해가고, 변했으면 하는것이 변하지 않는 이 시대에 90년대 청춘의 감성을 재해석한 "너라서"를 들으며 모처럼 두근거리고 설레였다. 올 여름 온세상 곳곳에 이 청량한 음악이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음악왕 김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