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준왕' EP [SWIM]
어렸을 적에 물에 빠진 적이 있다. 스물일곱 오늘의 나에게는 얕은 깊이겠지만 고작 여섯 살이었던 그때는 발이 닿지 않아 잊지 못할 큰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
'물이 무서웠다'
튜브에 의지해 물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리를 뻗고 손을 휘적거리는 게 다였는데 튜브가 조금은 창피해졌던 그때 나는 초등학생이 되었다.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몇 개월이 지나니 첨벙거림이 꽤 능숙해졌다. 트라우마를 떨쳐내기가 정말 어려웠을 텐데 용기를 냈던 여섯 살의 꼬마 덕에 물놀이도 곧잘 다니고 훈련병 때부터 수영을 하는 해군까지 다녀왔다. 음악을 하며 항상 잘하고 싶다는 욕심 탓에 좋은 곡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튜브를 껴안고 노래하던 기분이었는데 일 년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도전했다. 지금의 내가 여섯 살 나에게 고마웠고 시간이 많이 흐른 후 그때의 내가 스물일곱의 나에게 고맙기 위해 이 앨범을 만들었다. 용기를 내 첫 가사를 쓰고 남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었던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내 첫 번째 팬은 '나'여서. 내가 내게 우울해 말라고 다독여주기 위해. 삼백오십 육번의 일출을 봤고 삼백오십 육번의 새벽을 맞았다. 이 앨범에 내 일 년이 담겨있다.
[SW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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