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몽키 브레인' [제천대성 - 화과산 수렴동 팔만사천 동두철액 미후왕]
서막
우리는 3인(三人)이 되었다. 처음과는 다르게 타악을 담당하던 친구도 바뀌었다. 6개의 현악기인 기타를 담당하던 친구는 아예 사라져버렸다. 공격, 장지훈, 박결 그렇게 우린 3인이 되었다.
때는 서기 2015년. 탁군 탁현 누상촌 뒷동산의 복숭아 열매가 열심히 영글어 가던 그 해 여름. 순탄치만 않았던 녹음이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혹자는 서기 2008년에 결성된 이상한 펑크밴드가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앨범을 준비하는 것에 조롱 섞인 응원의 말도 남기긴 하였던 것이었다. 허나 우리 3인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멸시, 괄시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린 우리의 음악을 하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다만 앞서 발매된 혹은 발매되었다 지금은 막혀버린, 그 음원들 보다는 괜찮은 음원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게 이 앨범의 시발점이었던 것이었다.
1장 : 옛골의 결의
녹음은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44-4 진우빌딩 지하1층 FLATFISH RECORDS에서 진행되었다. 허름한 입구에 세워진 1980년의 먼지를 머금은 자전거가 인상적인 스튜디오이다. 거기선 우린 과거의 락커였으나 지금은 NO 락커가 되어버린 전설의 엔지니어 '노.지.현'과 다시 만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엔지니어 노지현과 우리 3인은 의기투합하여 '차이나 몽키 브레인' 최고의 앨범을 만들자고 다짐을 하였다. 그때가 서기 2015년 5월 25일 '옛골 뼈다귀전문점'의 결의였던 것이었다.
2장 : 결의 착오
녹음의 첫 시작은 삐긋거렸다. 드럼의 녹음 날 드러머였던 박결은 자신 있게 심벌 하나 정도 없어도 충분히 녹음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덤볐다가, 설정 시작과 동시에 "아......심벌 있어야겠는데요?" 라는 말을 뱉어 버렸던 것이었다. 허나 우리에겐 심벌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홍대에 머무르고 있는 일본인 친구 야마토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야마토는 흔쾌히 심벌과 스네어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었고, 홍대에서 인덕원으로 오는 지하철을 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우리는 녹음의 첫 단추인 드럼 녹음을 잘 마무리 하였다. 정말로 고마웠던 것이었다.
3장 : 순풍에 돛을 달다.
그 후에 녹음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결의 여자를 다루듯 끈적끈적한 드러밍에 공격의 본디지 성향 변태적 베이스가 올라타고 장지훈의 합의금 족히 70만원은 물어내야 할 것 같은 폭력적인 기타 사운드가 더해지니 이것이 바로 '천상의 하모니'라는 것이었다. 이번 앨범의 사운드는 과거 4인의 조금은 난잡하고 어지러운 색에서 간결하고 시원해진 3인의 색을 입히는데 중점을 두었다. 보컬을 맡은 장지훈은 고질적인 비염에서 벗어나고자 중국의 10대 명산 중 하나인 태산 꼭대기에 오른 사람의 사진을 보고 심신을 단련하여, 역대 최고의 보컬 녹음을 마무리하였다.
4장 : 먹구름 뒤에 태양이 있다.
녹음은 7월말에 마무리가 되었다. 허나 우리는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것이었던 걸까? 우리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우리는 믹싱이란 단계에서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었다. 그것이 엔지니어의 귀차니즘 때문이었는지, 기계적인 결함이었는지, 최고를 향한 욕망이었는지 아직도 알 수 가 없으니......중략......
하지만 우리는 옛골 뼈다귀로 맺어진 소중하고 진한 동료애가 있었던 것이었다. 불신은 간헐적으로 날아오는 믹싱 파일에 조금씩 허물어졌고, 앙금은 한잔의 술잔에 털어 마셔버렸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그는 마지막 작업을 위해 그의 소중한 골프채와 함께 태국으로 떠났던 것이었다,
5장 : 볕이 하늘에서 내리쬐다.
이 앨범 소개 글이 읽혀지고 있다는 건, 마침내 앨범 발매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길고 길었던 믹싱과 마스터링의 터널을 뚫고 우리는 목표에 도달했다. 과거 현장법사가 서역에서 불경을 가지고 온 것처럼 우린 많은 시간과 인내의 결과물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결과가 어쨌든.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또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남은 건 그대들의 몫이니 그대들이 우리의 볕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지금인 것이었다.
후일담
이번 앨범은 과거와 현재의 콜라보 앨범으로 2010년에 발매된 최초의 EP앨범에 수록된 3곡과 최근에 쓰인 2곡, 총 5곡이 수록되어있는 앨범이다. 자체 제작된 CD에서만 들을 수 있는 1번 트랙인 '뉇읡읆욿줿쭪됈숺'은 선언문 형식으로 된 인트로곡이다. 연이어 이어지는 '제천대성'과 '똥꼬빠는 강아지'는 과거 어마 무시한 똘끼로 무장한 그들의 에너지를 여과 없이 들려준다. 3번 타이틀곡인 '훨씬낫지'부터 ‘단발머리섹시미녀', '미치겟네'로 이어지는 3인 감성의 러브송은 새싹비빔밥이 맛있는 이 계절 봄에 딱 맞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려라 벚꽃 엔딩 그리고 마지막에 숨은 보너스 트랙을 찾는 재미를 CD를 구매해서 느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