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au]. A PROJECT OF TAKEO ONUKI & RYUICHI SAKAMOTO
1970년대 전반의 만남 이후로 수많은 공동작업과 공연을 거쳐, 각자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확립해 온 친우, 사카모토 류우이치와 오오누키 타에코. 사카모토의 멜로디에 오오누키가 자아낸 말로 노래하는 앨범 [UTAU].
이 작품의 커다란 바탕은 '음악이 가질 수 있는 힘'. 음악에 '호소하는 힘'이 있다면, 그것이 확고하고 커다란 파워가 되어, 듣는 이로 이어질 것이다.
* 철도원, Tango, koko 등 총 20곡이 수록된 2CD 리미티드 에디션
* 스페셜 친환경 디지팩 한정반 (일본 제작 수입)
* 프로듀서/작사가 박창학의 해설 및 라이너 노트, 전곡 가사 번역 수록
'오오누키 타에코가 노래하는 사카모토 류우이치'
오오누키 타에코의 목소리와 사카모토 류우이치의 피아노. 다른 모든 것을 덜어내고 오로지 이 두 소리만으로 수많은 감정과 그 다양한 진폭을 표현하고 있는 앨범 [Utau : A Project Of Taeko Onuki & Ryuichi Sakamoto]. 2010년 발표된 이 앨범이 드디어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소개된다는 사실은, 30여 년 동안 이 두 사람의 작업을 뒤쫓아 온 팬으로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998년 앨범 [BTTB] 이후, 사카모토 류우이치의 작업에서 뚜렷한 하나의 축이 되어 온 솔로 피아노 연주의 계보에서 특히 인상 깊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지금껏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오오누키 타에코라는 거장의 면모가,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알려지게 된다는 점에서 특히 반가운 일이다.
이 앨범의 발표와 그에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일본 투어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본인도 언급한 바 있는 것처럼, 사카모토 류우이치의 음악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곡에 편곡으로 참가한 아티스트가 바로 오오누키 타에코일만큼, 이 두 사람은 각자의 음악가로서의 인생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부터 많은 시간을 공유해 온 동료이자 맹우였다. 일본의 팝음악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 확고한 위치에 있는 오오누키 타에코는, 지금까지 오리지널 앨범만으로도 26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인 13장의 앨범에 사카모토는 편곡자(솔로데뷔 앨범 [GreySkies](76)에서 열 번째 앨범 [Comin` Soon](86)까지의 모든 앨범, 그리고 2000년 앨범 [emsemble])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1997년 발표한 두 장의 앨범 [LUCY]와 [도쿄 맑음東京日和]에서는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도쿄 맑음]에서는 트랙 12의 공동 프로듀스), 위에서 이 앨범을 두 사람의 '공동제작 앨범으로는 13년만의 작품'이라고 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앨범은 런던에서의 녹음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스케줄의 문제로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일상적인 생활의 공간으로서의 도쿄를 피해 삿포로의 스튜디오에 사카모토의 피아노를 반입하여 녹음했다고 한다. 다른 어떤 것에도 방해 받지 않는 두 음악가만의 특별한 공간,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적 교감의 순간을 담으려 했던, 앨범의 제작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는 에피소드이다.
각각의 곡들이 이 앨범에 수록된 형태로 완성된 과정에 대해서는 일본판의 곡목 해설에 미루기로 하지만, 음악적인 의미에서 이 앨범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수록곡에 가사를 붙인 송라이터로서의 오오누키 타에코 또한 앨범의 고유한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으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함축적이며 문학적인 가사들을 번역하는 것은 어쩌면 헛수고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우리말로 옮겨 본 것은 그 때문이다. 모쪼록 이 앨범의 발매를 계기로 오오누키 타에코의 작품들이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더 많이 소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된 70년대 후반의 상황과 오오누키의 초기 앨범 제작 당시의 일화들을 술회하는, 당시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마키무라 켄이치 씨의 글 'UTAU에 부쳐'도 일본판에 수록되어 있는 그대로 번역하여 실었고, 발매 레이블 제공의 공식 아티스트 프로필도 함께 실었다. (인명 등 고유명사는 처음 등장하는 자리에만 일본어 또는 알파벳 표기를 병기했다. 일본어의 발음을 우리말로 표기함에 있어서, 특히 첫머리의 자음과 장음의 표기 등이 외국어 표기법에 정해진 기준에 어긋나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참고로 앨범의 타이틀인 'Utau'는 일본어로 ‘노래하다’라는 뜻의 동사 원형 ‘歌う’를 알파벳으로 표기한 것이다. (박창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