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앤츠' 2집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겠지요]
정규 1집을 발표한 이후 2년이 지났다. 무언가를 얻기도 했고 잃기도 했다. 희망 위를 걸었으나 절망에 도달하기도 했다. 묻기도 했고 답을 헤아리기도 했다. 머뭇거리면서도 또, 하루씩 살아냈다. 슬픔이나 고통에 대해 너무 많이 말하진 않았다. 밝고 둥그런 꿈이나 반짝이는 혜안은 없어도 우리의 끝은 거의 다 비슷할 거라는 걸 안다. 어쨌든 삶은 주어졌고, 끝을 아는 자들은 오히려 담담하게 걸어간다. 즐겁게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면서, 함께 걷는 이들을 사랑하면서.
'싱잉앤츠' 정규 2집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겠지요]가 발매되었다. 자아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파국을 응시하고 다양한 높낮이로 노래한다. 잔잔한 소회, 날이 무딘 비판, 이별의 선언, 망할 게 빤한 모험, 고마움과 미안함, 사랑이라 쉽게 뭉뚱그리기 어려운 세밀한 감정과 고백까지 조심스럽게 담아 선보인다.
생과 사랑, 소유의 끝은 정해졌다. 살아있다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 사랑에도 끝이 존재한다. 만났다면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떠나보낼 것이다. 무언가를 가졌다면 언젠가는 버리거나 어딘가에 두고 떠날 것이다. 이 명징한 진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현재 앞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뜻이 아니라, 쥐고 놓는 모든 일에 정직해진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더욱 정직하게 절망하고 욕망하며 포기하고 의지를 다지며, 그렇게 주어진 삶을 살아갈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