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The Night' – [그대야 안녕]
고개를 푹 숙이고 개미가 지나가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정말 여름이다. 지난겨울 내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이 싫었고 생각이 앙상해져 두려웠다. 유일하게 좋았던 점은 극세사 이불 속에 들어가 발바닥을 비비며 잠에 들었던 것 정도이다. 이제 정말 여름이다.
땀에 젖는 것이 싫다. 높은 습도에 잠을 설치는 것도 괴롭고 에어컨 바람은 쥐약이다. 그런데도 나는 왜 이 계절을 사랑하게 된 것일까. 바다를 만질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내가 기억하는 숨 트이던 순간들이 모두 여름 안에서 일어난 일들이기 때문일까. 혹시 나의 여름이 조작된 허상은 아닌지 의심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개미가 지나가는 것을 쳐다본다. 이제 정말 여름이다.
이 노래의 목표는 단순하고 적확하다. 여름을 담고 싶었다. 나와 내 친구들이 여전히 노래하고 게으름 피우는 오늘을 기록하고 싶었다. 짙은 초록에 둘러싸여 파도치는 그리움을 흉내 내고 싶었다. 다시 선풍기가 회전한다. 숨어있던 부서진 얼굴들이 기억난다. 킁킁대며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는 걸 보니 '아, 이제 정말 여름이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그대야 안녕.
글: 함병선(위아더나잇 보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