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 of Peace' – [Dunk Shot]
[Dunk Shot]
2008-9년쯤이었다.
한 번화가의 어느 외진 곳에는 오래된 뮤직 라운지 'Dunk Shot'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배회하는 어린 사춘기 소년/소녀들, 각종 범죄들과 마약에 대한 유혹들로 언제나 문제투성이었다.
전봇대도 없어 어두운 거리는 주변 술집들의 네온사인들로 인해 여러가지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벽들을 뚫고 나올 듯이 크고 알 수 없는 음악소리들과 가끔 들리는 술병 깨지는 소리들은 그 곳을 처음 방문한 누구에게나 자극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Dunk Shot'을 처음 보게 된 것은 친구의 차를 타고 지나가던 길이었다.
사람들의 표정들은 좋지 않은 느낌으로 비상했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숙이고 있는 남자의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한 손에는 깨진 술병을 들고 아직 분이 덜 풀려 말리려 드는 사람들을 저항하는 남자를 목격했다.
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도로 탓에 차가 덜컹거렸고 그들을 바라보던 나의 시야도 같이 덜컹거려서 였는지 그 상황의 긴박함이 더 강하게 와 닿았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그 상황에 처해 있었을까...
저녁에는 주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수영이나 낚시를 즐겨하던 느슨한 일상 속의 나에게는 마치 벼랑 끝의 삶을 보는 것 같았다.
간신히 그 위협적인 상황을 막 지나치고 도로가 끝날 때 쯤, 주변을 빨갛게 물들인 'Dunk Shot'의 간판이 우리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자극적인 네온사인 밑으로 민트색으로 칠해진 문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반면에 창문 하나 없는 시멘트 벽은 폐쇄적인 느낌을 더 강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우리들은 자연스레 발길을 멈추게 되었다.
주변에 도사려 있는 불안정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그 날 처음 방문한 'Dunk Shot'은 낯설게 느껴지기 보다는 반갑고 아늑한 피난처로 느껴졌다.
글 / 정원준 (Land of Peac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