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와인처럼 당신을 사로잡을 연주 듀오의 탄생 [엘 까미니또]
한국 음악계에 조금 특별한 듀오가 탄생했다. 아르헨티나의 상징이 되어버린 탱고를 연주한다는 사실만 이야기한다면 사실 특별할 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반도네온 연주자로 유명한 고상지를 비롯해 한국에서 탱고 음악을 발전시켜 가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이 팀의 조합이 전혀 색다르다. 피아노와 하모니카라니.
악기 중에서도 작기로 유명한 하모니카지만 하모니시스트 최희중이 다루게 되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그 작은 악기가 뿜어내는 음악적 스펙트럼이 어찌나 놀라운지. 여기에 피아니스트 명나영의 지극히 섬세하고도 예리한 연주가 더해지면 더욱 그렇다. '엘 까미니또'의 곡과 연주는 이미 노련하고 원숙한 경지에 이른 느낌인데 빠른 템포와 화려한 다이내믹으로 듣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다가 어느 순간 마음을 미어지게 할 만큼 아름다운 멜로디로 황홀함을 선물한다. 마치 밀고 당기기의 고수와도 같다.
보수적이던 정통 탱고의 공식에 특유의 서정성과 고급스러움을 입힌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 (Astor Piazzolla). 그가 개척하고 발전시킨 '누에보 탱고 (Nuevo Tango)'에 '엘 까미니또'의 음악적 정체성이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엘 까미니또'가 온전히 한국형 탱고 아티스트라고만은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하모니카 연주자 최희중의 경우,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청소년기까지 보냈다는 것. 이번 데뷔곡 [엘 까미니또]의 경우도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자주 걸어 다녔던, 탱고의 산지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거리 '엘 까미니또'의 풍경을 담았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정통 탱고의 느낌을 몸으로 익혀서인지 그녀가 탱고를 풀어내는 방식에 더욱 믿음이 간다.
'엘 까미니또'는 명나영, 최희중의 독특한 조합 외에도 탄탄한 연주력과 작곡 능력, 매력적인 컨셉 등 한국뿐 아니라 해외 음악팬들에게도 주목받을만한 점이 많은 아티스트다. 귀한 와인처럼 다양한 장점을 지닌 '엘 까미니또'의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이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기쁨이 크다. 단언컨대 이번 탄생 이후,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 가게 될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글: 이동수 마들렌뮤직 프로듀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