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Feminism : Violent Legacy)]
4) 이 노래로 조금이라도 더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이 사회에 올바르게 뿌리내리길 바라며 한 명이라도 더 성평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자도 아닌 당신이 도대체 뭘 안다고 여성들이 받은 피해에 대해 그리고 그 운동에 대해 판단할 자격이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말하고자 래퍼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이것은 그런 제가 성평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하나의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깊은 성찰과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말입니다.
3) 제가 만든 "페미니즘"이라는 노래는 어떠한 극성파를 지지하는 노래가 아닙니다.
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 혹은 여전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지금 왜 이런 분쟁들이 생기게 되었는지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방식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2) 하지만 저는 그 남성 혐오, 미러링 운동에 대해서 그것이 옳다고 정당하다고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한 혁명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도, 이것이 그 동안 대답 없는 메아리로 그치던 이 사회의 철옹성 같은 인식의 장벽을 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숭고한 목적을 위해서 라고 하더라도 ‘테러’ 행위가 정당하다고 인식되는 순간 이 사회는 더 큰 혼란과 고통을 마주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 숭고한 목적을 위해서 행해진다는 미러링이 끔찍한 괴물이 되어 버린 현장을 여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목격했습니다.
특별히 그런 것을 찾아 다니지 않더라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그 끔찍한 현장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자주 발견되었고 또 그 행위들을 아주 떳떳하고 당당하게 여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저는 이 사회가 낳은 또 다른 괴물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언론화 되어 유명해진 워마드 아동 성범죄 사건이라던지 고인이 된 남자 아이돌 멤버를 미러링의 방식으로 조롱하는 것 외에도
"미래의 한남충이 될 어린 남자애들을 싹 다 죽여서 없애 버려야 한다"
"죽일 수 있을 때 죽여서 여성의 숫자가 많아져야 유리한 싸움이다"라는 무서운 게시판 글들과 거기에 너도 나도 동조하는 섬뜩한 댓글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들이 성평등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맞을까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주변인에게 이런 무서운 글들에 대해 묻는다면 그런 존재들은 그저 불순분자일 뿐이라고 그들은 제대로 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 또한 그 미러링 운동에 의해 태어난 존재들이며 그 목적과 뜻이 상통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1) 2017년은 ‘혐오’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우리 사회 전역에는 ‘여성 혐오’ ‘장애인 혐오’ ‘성소수자 혐오’ ‘이주민 혐오’ 등이 만연해 있습니다.
그 중 여성이 넘지 말아야 할 역할이 있다고 단정 짓고, 남성 영역을 추월하여 오히려 남성보다 더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 여성 혐오’는 그 동안 많은 여성들 조차 차마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 정도로 너무 당연하게 이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것’에 대한 문제점을 외면하거나 모른 채로 살아가고 있었고 그것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혐오를 혐오로 맞서는 것’ 그 저급하고 폭력적인 방식이 사용되고 나서야 우리 사회는 조금씩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무엇이 잘못되어 왔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정상적이진 않았지만 그제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방적인 외침에서 대화가 시작된 것만으로도 이미 큰 성과를 만들어낸 운동이 남성 혐오 이른바 미러링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반성해야 하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