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희 (Jung-hee Cho)' [3일의 낮과 밤]
이 글을 읽게 될 젊은이를 나 역시 부러워한다. 코발트 빛 바다 위에 떠 있는 하얀 '섬'처럼 빛나는 한 순간의 젊음을 만끽하는 까뮈의 후예들을 부러워한다. 이 글을 읽고 하나의 별을 찾은 느낌처럼 강렬함에 대한 동경으로 그녀의 음악을 발견할 모든 젊은이들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나 역시 한 시대의 역작을 소개하게 된 내 운명을 진심으로 동경한다.
"길 잃은 새에게 말 건네기"와 "3일의 낮과 밤"은 우리 시대의 역작이다. 현재 한국 뮤지션 중의 정수가 모여서 난산 끝에 끄집어 낸 핏덩어리 같은 에너지 자체이다.
"길 잃은 새에게 말 건네기"는 4분 49초 동안 두 개의 에너지가 충돌하는데, 양 끝에는 '조정희'와 '임주찬', 그리고 '이동욱'이 있다. '조정희'는 광기를 품은 혼으로 본인의 색깔을 극도의 수준까지 밀고 간다. 과거 'Ronnie James Dio'와 'Robert Plant'의 명곡들을 열창하던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더욱이 그때와 달리 지금은 극단의 영역에서도 절제를 통해 새롭고 아름다운 질서를 보여준다. 드러머 '임주찬'은 이번 곡에서 본인의 천재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그의 추종자들에게 또 하나의 교범을 제시한다. 색소폰 '이동욱'은 정반대의 에너지를 충돌시키는데, 그의 자유로운 Improvisation은 K-Jazz에서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느낌이다.
"3일의 낮과 밤"은 사랑을 그리워하는 노래로, 그녀의 진하디 진한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오는 '발라드'이다. '조정희'의 발라드는 종종 듣는 이에게 맨살이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살갗의 부빔과 맞물림이 상당히 강하게 와 닿아 마치 외면하던 진실을 마주한 시간처럼 직접적이다. 이번 노래에서도 고백과 속삭임이 바로 지금 듣는 이의 어깨 위에서 이루어지는 듯 하다. 여기에 '박만희'와 '배선용'의 서정적인 연주가 '조정희'의 노래와 완벽하게 어우러지고 있다.
'조정희'의 이번 앨범에서는 전반적으로 성숙한 절제와 균형이 모든 연주를 지배하고 있다. 이는 오직 명장 '이원술', 멜로디메이커 '박만희', 기타 '이성민', '김정배' 등이 완성한 섬세한 조감도 위에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는데, 당대 최고의 베이시스트 '이원술'은 이번 앨범에서 Co-Producer를 맡아 원활한 앨범 작업을 도왔고, '박만희'는 '조정희'와 함께 편곡 작업을 이끌면서 '조정희'의 성공적인 프로듀싱 데뷔를 이끌었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2곡 말고도 앨범 [3일의 낮과 밤]은 높은 완성도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참여 연주자들의 최상위급 협연이 주요인이다.
'조정희'는 이번 작업에서 국내 최고 뮤지션들의 collaboration을 이끌면서 역작들을 만들어내었다. 오롯이 자신만의 곡으로 앨범을 채우면서 기존보다 더 강한 자기 검열과 자기혁신이 필요했다고 고백한다. 자신을 부정할 수 있는 용기는 해가 갈 수록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녀는 그것을 해냈고, 더욱 유연해졌으며, 이렇게 두 곡의 역작을 세상에 내보냈다.
나는 오늘도 어느 거리에서 이 앨범을 우연히 듣게 될 누군가를 열렬히 부러워한다. 아주 오래전 어느 작가의 시기 어린 질투처럼.
글 마콘도 앵도 .... ....